올해를 거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e비즈니스는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강고한 경영체질을 갖추는 핵심전략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나 대소비자와의 거래환경을 전자상거래(EC)로 발전시키는 것을 비롯, 사내 경영환경 개선에도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 올해는 또 온라인 신차판매와 텔레매틱스 등 종전 시장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꿀 신종 비즈니스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규모와 기업의 경영여건에 따라 업체마다 다소간 ‘수준차’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B2B=마침내 올해는 완성차 업종의 e마켓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현재로선 단연 현대기아차의 움직임이 사실상 전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개통한 자사 e마켓 바츠(http://www.vaatz.com)를 통해 올해 전체 구매물량의 30% 가까이를 소화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구매물량은 일반자재 4조3000억원, 생산자재 15조5000억원 정도. 이 가운데 일반자재 전량과 생산자재 중 1조5000억원을 바츠로 해결함으로써, 연내 e마켓 안정화를 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등을 통해 지금은 제한적인 e마켓 환경도 내부 시스템과 연동하고 물류·결제서비스도 상반기 중 결합할 계획이다. 대우·르노삼성·쌍용 등은 투자여건이나 경영상의 이유로 독자적인 B2B는 아직 뚜렷한 구상이 없지만 자동차협회 등을 통한 공동대응은 이어갈 예정이다.
대우차는 GM과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자동차 생산용 원부자재는 물론 일반부품까지도 EC로 전이하는 B2B 사업을 검토중이며, 향후 신설법인이 설립되면 GM의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99년부터 협력사와의 거래에 운영중인 웹 EDI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올해는 제품개발관리(PDM)·재해복구시스템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신종 아이템=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텔레매틱스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구축중인 차량정보센터에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통합, 고객 맞춤정보 제공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지금까지 차를 팔고 나면 완성차 업체의 역할은 끝이었지만 이제는 평생 고객관리 체계로 전환코자 하는 시도다. 대우차는 신차종 외에 기존 차량으로도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지난해 말 이후 시장선점에 최대 목표를 두고 있다.
그동안 노조가 주축을 이룬 영업조직의 반발로 진통을 겪었던 온라인 신차판매도 올해는 서서히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가 가장 적극적. 대우차는 앞으로 2년 내 전체 차량 판매대수의 3% 수준까지 온라인 판매를 끌어 올리기로 하고 연내 eCRM을 구축, 인터넷 마케팅에 보다 역점을 두기로 했다.
르노삼성도 지난해 개편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신차판매를 검토중이며, 쌍용자동차는 웹사이트·콜센터 등 온라인 채널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내 CRM과 컴퓨터통신통합(CTI)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산투자=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사내 전산환경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현대기아차는 생산부문에 수요예측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자재부문의 물류관리시스템, 정비·서비스 부문의 고객정보 통합, 관리부문의 원가분석시스템 등 전 업무에 걸쳐 IT 환경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대우차는 연내 800여개 대리점과 영업소에 실시간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 인사·교육·정보공유·결재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