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http://www.dm.co.kr)는 지난해 인터넷 신차판매를 개시한 뒤 일년동안 1000여대의 차량을 온라인으로 팔았다. 전체 판매대수가 20만대 가량이니까 1년 만에 0.5%에 육박하는 영업실적이 인터넷으로 해결된 셈이다. 특히 지난해에 출시한 레조 2001년형의 경우 집중적인 e메일 마케팅으로 단기간에 무려 403대를 판매했다. 대우차보단 못하지만 현대자동차(http://www.hyundai-motor.com)도 360대, 기아자동차(http://www.kia.co.kr)는 150대를 각각 인터넷으로 팔았다.
한국의 자동차시장 관행으로는 요원할 것으로 여겨진 온라인 신차판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기존 영업조직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전문사이트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온라인 신차 판매는 아직은 미미하지만 지난해 이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적극적인 홍보나 마케팅은 고사하고 온라인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혜택조차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신차판매가 고객사이를 파고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인터넷을 통해 완성차 업체를 직접 대면함으로써 얻는 고객의 신뢰감이다. 차량 가격은 영업소와 같더라도 차종·옵션·색상 등 고객이 자신의 취향대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넘겨받을 수 있는 이점 덕분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사원을 만나 차량구매를 의뢰할 경우 고객이 원하는 차종이나 구매시기를 정확히 맞추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아마 가장 큰 매력은 완성차회사를 상대로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산 차량의 경우 선택차종이 적어 굳이 현장방문을 하지않고 소비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다는 점도 인터넷 판매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특히 대우차의 괄목할 만한 실적에는 기존 영업조직의 역할과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판매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차의 경우 전 영업사원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게 함으로써 본사가 직접 챙기는 채널과 함께 이원화하고 있다. 영업조직과의 갈등요인을 최소화하는 대안이다. 원칙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할인판매를 금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들의 재량에 따라 일부 할인혜택을 줄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회원가입시 방문횟수에 따라 최고 50만원까지 할인혜택을 부여하는 정책, 타사와 달리 온라인 결제서비스까지 가능한 점, 온라인 방문점검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고객들을 인터넷에 끌리게 하는 요인들이다.
대우차 김기호 차장은 “온라인 마케팅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판단”이라면서 “eCRM 구현 등을 통해 인터넷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차는 향후 2년 내 전체 차량 판매대수의 3% 수준까지 인터넷 판매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올해는 영업소 조직과의 협의를 통해 가격할인과 같은 전략을 수립키로 하는 등 온라인 신차판매가 조만간 자동차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