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분야는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같은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IT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를 비롯해 산업자원부와 외교통산부 실무자들간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기획담당관인 장광수 과장은 차기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바람직한 IT외교전략에 대해 이같이 주문했다. 여기에 “정부투자기관과 민간 전문가들의 풍부한 경륜까지 보태진다면 금상첨화”라는 설명이다.
장광수 과장은 이어 정보통신부 차원에서는 “올해 남미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와 업계가 아시아 등 비교적 개척하기 ‘쉬운’ 시장을 바라보며 뛰었다면 다음은 이들 성과를 주춧돌 삼아 다른 지역으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남미·아프리카 등지에서 결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섣부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 과장은 “우리나라는 선·후진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되는 해외진출을 비롯한 각국과 IT외교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올해 특히 ADSL과 시스템통합(SI) 분야가 새로운 ‘달러 박스’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과장은 IT관련 분야는 내수보다 해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외시장에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통상이나 외교는 필수적. 그는 IT분야 역시 국제협력이 중요하며 정부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IT외교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 부문을 구분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통부가 인터넷기업협회·정보통신진흥협회 등과 협력관계를 갖고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 IT분야 외교가 아직 과도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정통부는 아시아태평양정보인프라(APII) 사무국을 정보통신개발원(KISDI)내에 설치하는 등 국가간 IT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국민의정부 들어 트랜스 유라시아 네트워크를 제창하고 있고 또 eAPEC건설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고 장 과장은 역설했다. 예컨대 현재 정통부가 해외에 파견한 주재관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무역기구(WTO)·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4명뿐이라면서 이를 늘리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가간 통상 및 외교에서 IT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 파견한 정보통신 주재관의 숫자가 지금보다는 훨씬 더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기선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