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가 진출한 해외시장 가운데 단기간에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은 일본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일본에서 사업을 진행해본 결과 새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 유의했으면 하는 점을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일본은 가족개념, 즉 ‘우리’라는 테두리 의식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자체 역량만 갖고 직접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개인 고객이나 소규모 기업 대상은 현지 유통업체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B2B 전문기업과 협력을 통해 진출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일본은 협력추진단계에서 상대기업이 신뢰도에 대해 매우 보수적으로 판단한다. 상대기업의 자국내 인지도와 신뢰도를 확인한 후 협력을 진행한다. 따라서 국내기반이 탄탄할수록 일본사업도 성공가능성이 크다.
세번째는 본사와 일본 현지 사업의 시너지효과 여부다. 현지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한 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판매하는 시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지 비즈니스가 본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다시 현지로 파급되는 유기적 순환관계를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소 3년은 기다리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해외시장은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제풀에 지쳐 돌아서기 일쑤다. 최소한 3년은 투자하고 3년은 현상유지하고 3년은 투자회수한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업의 목적은 영리추구에만 있지 않다. 수익은 건전한 기업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다. 글로벌비즈니스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이기도 하지만 글로벌무대에 자국의 기업정신을 심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단기간의 수익을 바라고 편법을 쓰는 것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황효현 안철수연구소 해외사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