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株 "뭉치면 뜬다"

 

  

 통신서비스주가 ’합병’ 테마 바람에 휩싸일 전망이다.

 통신서비스업계가 올해 그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을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간 합병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업계는 지난해 5월 한통프리텔(현 KTF)과 한통엠닷컴을 시작으로 3강(SK그룹·KT그룹·LG그룹) 중심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SK텔레콤은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승인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 지난주말보다 6500원(2.57%) 상승한 25만95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달 28일 양사의 합병승인을 유보했던 정보통신부는 지난 11일 재심의를 거쳐 무선인터넷망 개방 등 13개항을 전제로 한 조건부 합병을 승인했다.

 조건부 합병승인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의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합병승인 조건에 논란의 대상이었던 시장점유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합병으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할 경우 규제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이 이번 합병으로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로 지위를 확고히 다지는 한편 차세대이동통신(IMT2000)법인인 SKIMT와의 합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직접적인 시장점유율을 배제하는 대신 비대칭(차등)규제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보조금 금지 등 나머지 전제조건도 SK텔레콤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TF도 IMT2000법인인 KT아이컴과의 조기합병을 추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영도 KTF 재무실장은 최근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며 “조만간 양사 합병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5세대(G) 중복투자 방지와 3G 도입 등 더이상 양사의 합병을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양사의 합병도 증권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KTF는 KT아이컴과의 조기합병으로 SK텔레콤보다 앞선 3G 서비스 상용화 등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며 “특히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무선인터넷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합병에 따른 주당가치 희석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KTF의 현재 주가(4만1850원)와 KT아이컴의 신주모집가격인 2만원을 기준으로 한 양사의 합병비율은 1 대 0.4779 수준. KTF가 보유하고 있는 KT아이컴의 지분 15%를 소각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합병후 자본금은 1조1000억원 가량으로 약 20% 정도의 주당가치 희석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통신은 최근 두루넷과의 합병 기대감으로 연일 신고가(종가기준)를 갱신중이다. 초고속인터넷 분야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고 수익 회수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양사의 합병은 막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은 하나로통신이 합병으로 설비투자를 올해 5100억원에서 내년에는 4000억원으로 줄이고도 영업이익을 162% 가량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로통신이 최근 두루넷 주주의 출자전환, 산업은행의 차환발행, 외자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사 합병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됐던 부채규모도 상당폭 줄어들 전망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루넷의 이자부담부채 9500억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양사 합병의 최대 현안”이라고 말했다.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대체적으로 통신서비스업계의 구조조정은 중복투자 및 마케팅비용 감소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관련업체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