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바이오센서-의료현장 지키는 `쪽집게 파수꾼`

바이오센서는 액체 또는 기체 상태에 있는 유기물질이나 무기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소자로 기본적으로 생물학적 요소, 물리적 요소, 인터페이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탐지대상물질에 대해 어떤 반응이나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요소는 다시 촉매와 비(非)촉매 등 두 그룹으로 나뉜다.

 촉매 그룹에는 효소, 미생물, 세포조직 등이 포함되고 비촉매 그룹에는 항체, 수체(受體), 핵산 등이 있다. 물리적 요소 또는 변환기(變換器)는 생화학적 반응이나 상호작용을 수량으로 표시하거나 처리가 가능한 전기신호로 변환해 주는 것으로 pH미터와 같은 단순한 전기화학적 장치에서부터 열이나 면역성 또는 광(光) 변화에 기반한 복잡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인터페이스는 생물학적 요소와 변환기를 서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생물학적 요소가 불안정하거나 애널라이트(analyte)와 관련이 있는 물질에 독성이 있거나 신호의 오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여기에 바이오센서를 보호하는 얇은 막을 사용한다.

 바이오센서에는 일반적으로 압전(壓電)기반(또는 중량을 측정하는) 바이오센서, 광 바이오센서, 전기화학 바이오센서, 서미스터기반 바이오센서 등 4종류가 있다.

 압전기반의 바이오센서는 진동 수정결정체(水晶結晶體)의 공명주파수를 변경함으로써 물질 내부의 미세한 변화도 탐지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압전기반 바이오센서는 흡입된 가스를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액체속에서 항체·항원이 형성되는 것을 탐지할 수 있는 2세대 표면탄성파(SAW:Surface Acoustic Wave) 센서가 부상하고 있다.

 광 바이오센서에서는 생물학적 요소가 탐지대상 물질과 상호 작용해 빛을 감쇠, 흡수 또는 방출한다. 광학적으로 애널라이트를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는 광케이블과도 호환이 가능하다. 가장 보편화된 광 바이오센서는 순간파 탐지기다. 순간파는 면역측정에 주로 사용한다. 또 분류하지 않고 면역측정할 수 있는 표면 플라스몬(전자가스의 종파양자-縱波量子) 공진(Surface Plasmon Resonance)도 하나의 중요한 광 센서기술이다. 전기화학 바이오센서는 바이오센서와 애널라이트 사이에서 일어나는 반응에 의해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직접 변환해 준다. 여기에 적합한 전극은 은/염화은이나 백금 마이크로전극, 이온감지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 또는 가스감지 전극 등이다.

 많이 사용되는 전기화학 바이오센서에는 탐지 방식에 따라 암페어측정 센서, 전위차계(電位差計) 센서, 전도율측정 센서 등이 있다.

 또 서미스터기반 바이오센서는 생체인식 화합물을 온도감지 요소에 고정시키고 미세한 온도의 변화를 탐지한다.

 이들 4가지 바이오센서 중 전기화학 바이오센서가 상용화에서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전기화학 바이오센서는 부피가 큰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많은 연구원들이 바이오센서의 소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령 뉴멕시코대학 연구진은 산화효소를 채용하는 포도당기반 바이오센서의 소형화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관련업체들은 지난 몇년 동안 바이오센서의 소재로 다공성 실리콘의 사용을 집중 연구해 왔다. 이를 통해 다공성 실리콘이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시약(試藥)을 사용하지 않고 탐지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더구나 실리콘을 사용하면 기존의 반도체 생산시설과 기술을 이용해 소형화된 바이오센서를 양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용이 간편하고 가격이 낮으며 수명이 긴 바이오센서의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술적 문제점은 얇은 막의 약한 접착력, 감도의 심한 변화, 일반적 바이오센서 구성품의 결여, 잡음 간섭, 애널라이트 탐지의 특이성, 소형화의 어려움 등이다.

 △얇은 막의 약한 집착력:변환기나 물리적 구성요소에 강력하게 접착되면서 생체와 호환이 되는 얇은 막을 개발하는 것은 난제다. 접착력이 약하면 바이오센서의 신뢰도가 낮아진다.

 △감도의 심한 변화:대부분의 기존 바이오센서 시제품을 보면 바이오센서는 감도의 변화가 심해서 제어가 잘 안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적 바이오센서 구성품의 결여:연구원들이 여러가지 각기 다른 바이오센서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구성품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으나 대부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따라서 당분간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구성품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잡음 간섭:일부 반도체기반 바이오센서의 경우 전하로 인한 잡음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신호잡음을 줄일 수 있는 필터나 알고리듬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소형화의 어려움:생의학을 포함한 일부 응용 분야에서는 바이오센서의 소형화가 매우 중요하다. 소형화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약해지는 감도를 보정하고 특별히 얇은 막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연구원들이 탐지모듈을 대체할 수 있는 단일 주파수의 저가 면역센서를 개발중이다. 이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센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센서를 개발하는 데는 반도체공학, 전기화학, 전기광학, 폴리머화학, 미생물학, 생화학, 효소학, 면역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바이오센서기술은 생명공학, 폴리머화학, 극소전자공학(microelectronics) 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들 세가지 기술 없이는 바이오센서가 발전할 수 없다. 또 바이오센서 기술이 발전하려면 분자전자, 고정기술, 박막, 단(單)클론 항체, 단백질공학, 센서의 소형화 및 기능통합, 동·식물의 세포조직, 곤충 안테나 등 관련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바이오센서의 응용분야는 진료, 중환자 직접 감시, 약품 투여시스템, 발효 감시 및 제어, 식품 및 약품 가공, 약품작용 및 오용 탐지, 환경오염 감시, 어류 양식, 가축진료 등 광범위하다. 그 중에서도 바이오센서의 수요가 가장 높은 곳은 의료부문이다. 바이오센서는 자유로운 이동과 즉각적인 감지가 가능해 항응혈제, 면역 억제제 등과 같이 위험도가 높은 약품의 사용을 편리하게 해 준다. 그러나 대규모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표준 바이오센서’가 개발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바이오센서의 생산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세계 바이오센서 시장은 지난 97년 약 4억5000만달러에서 오는 2003년 9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문별로는 지난 97년 4억달러였던 의료장비용 바이오센서 매출이 오는 2003년에는 9억5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생산공정 응용제품용 바이오센서 시장은 지난 2000년 약 1350만달러에서 오는 2003년에는 1600만달러로 약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환경감시 및 군사부문 응용제품용 바이오센서 시장은 지난 2000년 각각 2400만달러와 800만달러에서 오는 2003년에는 2600만달러와 10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