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PC 등의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침체에 시달렸던 경기가 연초 IT산업을 필두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간 얼어붙었던 국내 소비심리가 되살아나 생필품·의류 등 소비재 시장에서 내구재 시장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가전 및 PC 유통업계는 경기회복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내구재 성격인 가전과 PC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당초 하반기로 예상했던 경기 회복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가전유통업계는 가전제품이 비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매출이 신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전자는 이달들어 가전매출이 전월에 비해 약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엑스캔버스·디오스 등 프리미엄급 제품이 매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매출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들어 직영 유통점인 리빙프라자(240여개)의 매출 추이를 잠정적으로 집계한 결과 전월대비 TV는 25%, 세탁기는 15% 가량 늘어났다고 전했다.
전자양판점 하이마트도 가전수요가 비수기인 1분기 들어서도 현재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0% 가량 늘어났으며 전자랜드도 지난해 특소세 폐지이후 프로젝션 TV의 수요가 5%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전체 매출이 전월 대비 약 10% 가량 늘어났다.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LG전자 전속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이달들어 전반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위축된 소비자의 구매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PC=PC경기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용산 컴퓨터상가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해 새해 들어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4분기 들어서 지속됐던 불황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컴퓨터의 경우 주로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성수기를 맞이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난 12월에는 이렇다할 방학 특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12월 중순 이후 서서히 상가 경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해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성수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 PC를 취급하는 완제품 매장의 경우 지난 12월에 비해 일일 방문객이 2배 이상 늘었으며 매출도 20∼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조립PC 업체들도 지난달에 비해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나진전자월드의 한 조립PC 매장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평일에는 1∼2대, 주말에는 4∼5대를 조립판매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평일 2∼3대, 주말 7∼10대를 판매했다. PC조립 외에 주변기기와 부품 판매도 늘었다.
본격적인 성수기 시점보다 다소 늦게 시작된 배경에 대해 용산의 상인들은 ‘메모리 시세 급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모리 시세가 연일 급등함으로써 앞으로 PC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소비자들의 PC구매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