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이 올해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섬유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비용 고효율·주력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2002년도 경영전략으로 정하고, e비즈니스의 적극적인 활용을 실천방안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다른 업종에 비해 e전이의 속도가 뒤처진 섬유업계도 올해 적어도 e비즈니스 활용기반은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섬유분야의 올해 e비즈니스는 크게 △내부 인프라 구축 △전략구매 △협업IT화 등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내부 인프라 정비=최근 1, 2년간 섬유업계의 정보기술(IT) 투자는 업계 불황으로 인해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고합·새한 등 워크아웃 기업들과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낸 태광산업 등 주요 업체들이 계획했던 프로젝트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던 상황. 올해는 이들 업체가 미뤄온 프로젝트를 하나씩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대기업에서부터 내부인프라 정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휴비스도 올해 실질적인 사업 원년을 맞이해 중역정보시스템(EIS) 및 공장 실시간 DB구축 등 인프라부터 다질 예정이다. 이밖에 이미 ERP를 운영중인 효성과 코오롱 등 대기업도 올해 ERP확장 및 안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전략구매=효성·새한 등 대기업에서부터 신원·BYC·쌍방울 등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온라인 구매를 하지 않던 주요 섬유·패션 업체들이 일부 품목에 한해 온라인 구매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자조달(e-procurement) 시스템을 자체 구축하거나 개방형 e마켓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전자조달시스템을 구축했던 코오롱도 올 상반기에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으며, 경방·일신방직·대한방직 등으로 구성된 대한방직협회도 e마켓을 통해 MRO구매를 본격화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구매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구매가 확산될 전망이다.
◇협업IT=섬유산업연합회가 주관하는 섬유업계의 정보화사업인 QR(Quick Response)시범 사업이 협업IT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섬산연은 지난해부터 B2B사업으로 진행됐던 중소기업의 내부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을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기업간 협업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참여도 눈여겨볼 만하다. 제일모직은 자체 개발한 의류생산정보공유 시스템을 섬산연과 공동으로 업계 내에 확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코오롱도 업계 내 협업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SCM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제조 및 유통업무를 병행하는 의류업계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