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라도 삼성관련 프로젝트는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합니다. 오픈타이드코리아가 컨설팅 업체로 인식되는 일은 결국 성공적인 외부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최근 테헤란벨리로 사무실을 이전하며 ‘올해를 오픈타이드코리아가 컨설팅업체로 변신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제 2의 창업’을 선언한 유봉환 대표의 각오다. 그러나 그만큼 부담이 큰 것도 부인할 수 없다.
2000년 7월 오픈타이드코리의 등장은 국내 웹에이전시 시장이 붐을 조성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e삼성과 함께 삼성그룹의 e비즈니스의 한 축을 전담한다는 점에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이 더 많았다. 오죽하면 웹에이전시보다는 ‘e삼성 전위부대’라는 꼬리표가 더 많이 등장했을까.
지난해 3월, 그룹 결정에 따라 오픈타이드코리아의 대주주가 e삼성에서 삼성SDS로 바뀐 이후 변화된 조직을 처음으로 맡게 된 유 대표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즉 과거의 오픈타이드코리아 대신 컨설팅 전문기업으로 오픈타이드코리아의 이미지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이런 숙제를 푸는 한 방법론으로 대주주인 삼성SDS와 공조체제를 강조한다. “삼성SDS의 컨설팅사업본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동시에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미 25명의 인력을 삼성SDS에 파견했고, 지난해부터 일본의 e재팬 프로젝트나 중국의 eCRM 프로젝트 등 많은 분야에서 공조체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유 대표는 쉴 틈 없이 지내왔다. 3개월여 간은 조직을 분석하고, 남은 기간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인터넷컨설팅·솔루션컨설팅·매니지먼트컨설팅·신사업팀 등 4개 조직 85명의 인력으로 재편된 현재의 조직이 유 대표의 첫 작품인 셈이지만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현재는 대형 컨설팅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의 한 축으로 축소된 웹에이전시 영역에서도 동종 업계와 프로젝트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컨설턴트 하면 떠오르는 ‘달변’이나 ‘강한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대기업의 경영컨설팅이나 재무컨설팅을 비롯해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 등 컨설팅업의 잔뼈는 굵지만 지난 78년 산동회계법인의 전신인 산경회계법인에 입사한 이후 지난해 옮겨오기까지 산동과 KPMG에만 근무했다는 점은 유 대표의 가볍지 않은 몸놀림을 보여준다. “올해는 돈을 벌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유 대표가 오픈타이드코리아의 변신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주목할 만하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