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생명공학연구원 분원이나 사무소 등을 설치해 선진국의 생명공학 연구 동향이나 선진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거점 마련이 시급합니다.”
복성해 생명공학연구원장(59)은 올해 국내 생명기술(BT) 연구와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BT의 본 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일에 매진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복 원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이 욱일승천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의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복 원장은 “생명연이 국내 바이오산업을 위한 국가 인프라 확충과 포괄적인 발전 계획의 중심에 서서 국제 협력을 모색하는 등 세계 각국과 다각적인 협력관계를 가져가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BT의 글로벌화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연말 영국의 바이오-나노테크놀로지 학제적 연구센터 및 인간게놈프로젝트-자원센터와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일이 큰 성과라면 성과입니다.”
복 원장은 이에 따라 연구과제의 수행 방향도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수정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에 따라 철저하게 ‘팀플레이’ 위주로 복합화·융합화하는 추세에 맞춰 재정을 운영하고, 향후 인건비 기여율에 달려 있긴 하지만 흑자재정의 원년 실현도 가능할 것으로 복 원장은 전망했다.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과 자생식물사업단 등 2개 프런티어사업단을 확보하고 있는 생명연은 추가로 미생물유전체 분야와 프로테옴 응용기술 분야 등 2개의 프런티어사업을 신규 유치하기 위해 온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연구비가 급증하고 있는 나노바이오텍과 유전체 신약 개발 및 뇌과학 분야에도 별도의 연구 프로그램과 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산하에 ‘프로테옴연구소’와 ‘생물자원센터’ 등을 생명연 부설기관으로 설립해 정규연구인력 500명, 연간연구비 1000억원 규모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복 원장의 야심이다. 생명연은 이를 위해 1차 목표로 한국·일본·인도·아세안 10개 회원국 등이 참여하는 아시아생명공학네트워크 구축을 UN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에 제안해 놓고 있다.
복 원장은 또 지난해 78억원 가량 확보한 ‘국가영장류센터’의 부지 선정 및 구체적인 건설 계획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유전체연구사업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생명연이 바이오연구의 총본산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 및 R&D 정보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가유전체정보센터의 핵심 역량을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 집중할 것입니다.”
복 원장은 올해가 국내 바이오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