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가 15일 사업공모에 들어간 3개 전략적 연구개발사업은 규모도 크지만 다양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번에 발표된 과제를 통해 향후 국가 연구개발정책의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9개 과제가 새로 제시된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사업이 과제당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평균 1000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의미도 있지만 미리 과제가 제시되고 대규모 예산이 투자되는 사업인 만큼 앞으로 국가연구개발정책의 방향을 예상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된다.
올해 제시된 프런티어 과제 9개는 모두 6T 관련 과제다. 그동안 정부가 6T 육성을 꾸준히 천명해온 만큼 이번 과제 선정에도 이런 정책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샌명기술(BT) 분야와 나노기술(NT) 분야에는 각각 3개씩 선정돼 이 두 분야에 쏠리는 정부의 관심이 그대로 표출됐으며 환경기술(ET)·우주항공(ST)·정보기술(IT) 분야에도 골고루 1개씩 배분, 연구개발의 균형을 꾀했다.
◇BT 분야=BT 분야 3개 과제는 유용미생물 활용기술 개발, 세포응용연구, 프로테오믹스를 이용한 질환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이다. 우선 유용미생물 활용기술 개발은 다양한 미생물 유전체를 활용해 정밀화학소재와 의약소재 30건 이상의 라이선싱, 미생물 유전체를 이용한 세포 재설계 및 신공정 20건 이상, 신규 미생물 유용유전자 500개 이상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포응용연구는 생명의 기본현상인 세포의 분화발생 기전을 응용해 세포의 형질 전환 및 특정기능성 세포로 분화하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세포의 손상 및 기능상실로 초래되는 난치성 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제반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프로테오믹스를 이용한 질환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과제의 경우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이용, 호발성 질환 및 유용단백질 500개를 발굴하고 이 중 100개 단밸질의 특성과 기능을 규명하며 질병진단용 표지단백질·약물표적용 단백질 및 관련 신기술 20개의 원천특허 확보와 산업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NT 분야=나노소재기술 개발,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 개발, 양성자 기반 공학기술 개발 등 3개 과제다. 나노소재기술 개발은 현재까지 발현되지 않은 새로운 물성을 창조하거나 기존 소재를 조합·융합해 우수한 물성을 갖는 다양한 나노구조 소재를 창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 개발은 나노 크기(1∼100㎚)에 이르는 초정밀·초미세 산업용 부품을 설계·제어·측정·제조하는 기술로 100∼10㎚ 영역의 극소형 소자·부품을 대량·저가·고속으로 제작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또 양성자 기반 공학기술 개발은 선형양성자 가속장치를 개발하고 양성자 빔 이용기술과 장치 응용기술을 확보, 이의 산업적 활용과 관련 벤처기업 창출 기반 조성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ET 분야=ET 분야는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 개발 1개 과제로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우리나라의 감축의무 부과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에너지의 이용효율을 대폭 향상시키는 기술과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경제적으로 회수해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ST 분야=과제로 선정된 스마트 무인기 기술 개발은 수직이착륙·충돌감지 및 회피·능동적 속도제어 등 민첩성과 지능이 추가돼 고성능·고안전성·소형경량화 및 자율비행 능력을 가진 지능형 무인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민수·공공·국방 분야에서 인간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를 위해 최고 시속 500㎞, 체공시간 5시간, 항속거리 1200㎞의 성능을 보유한 1∼3m 크기의 무인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 분야=차세대 정보 디스플레이기술 개발은 대화면·박형·초경량·실감형·고화질·고밀도·저전력·다기능을 구현할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정보 디스플레이로 기존 실리콘 트랜지스터 기반의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유기물의 고유한 장점을 이용한 경량·박형의 초절전형 디스플레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9개 프런티어 과제를 발표하고 사업단장 공모에 들어감에 따라 사업을 따내기 위한 연구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사업단으로 선정될 경우 향후 10년간 안정적인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과제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자들간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