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주도주로 자리잡고 있는 반도체주들이 전날 급등한 후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주가 2만원 상승시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를 10포인트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2만4000원 급등했지만 15일에는 1만8000원 하락하며 31만2000원으로 내려앉았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전날 4.46% 상승에서 15일에는 10.90% 떨어진 2820원을 기록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환경 개선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고 향후 목표주가도 크게 올려잡고 있지만 단기적인 수급과 주변여건은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반도체업종이나 개별기업의 악재 부각이라기보다는 시장 전반의 기술주 약세 분위기와 국내 증시의 대표주라는 자리가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또 어닝(earnning)시즌에 돌입한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각각 2000선과 1만선이 붕괴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메릴린치도 현 주가상황이 단기적으로 과매수 국면이라며 주식투자 비중을 60%에서 50%로 낮춰야 한다고 말해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불러 일으켰다는 평가다.
이날 CLSA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의 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반도체주에는 부담이 됐다.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인텔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는 긍정적인 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추가상승의 발판으로 삼을지 재료의 소멸로 인식할 지는 알 수 없다는 분위기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은 경기회복 기대보다는 현재상황을 점검하려는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주에 대한 펀더멘털 개선 기대는 여전해 중장기 관점의 ‘비중확대’는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