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라인광고 시장 얼마나 성장할까.’
닷컴기업의 대표적인 매출원 가운데 하나인 온라인광고의 시장규모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시장조사기관과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온라인광고시장이 2002한일월드컵 특수 등 호재로 전년대비 100% 이상 신장을 낙관하는 데 반해 미디어렙 등 관련업계에서는 시장 자체는 성장하지만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엇갈린 전망은 올해 온라인 광고 시장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낙관론=시장조사기관, 경제연구소들은 대체적으로 올해 온라인광고 시장을 낙관하고 있다. 근거는 지난해 4분기부터 광고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이들은 연초 한국광고주협회가 실시한 조사결과를 실례로 들고 있다.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월 광고경기실사지수(ASI)가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101.0을 넘어섰으며 2000년 수준에 상회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 지자체와 대통령 양대 선거는 올해 온라인광고 시장을 낙관하는 호재라는 시각이다. 월드컵 관련 마케팅은 최소한 3·4월경부터 프로모션에 나서게 되므로 2분기부터는 큰 폭의 광고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리치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광고기법의 등장도 시장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LG경제연구소나 현대증권 관계자들은 올해 전체 광고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하며 온라인광고 부문 역시 지난해 1500억∼1800억원보다 100%이상 성장한 3000억∼3500억원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관망론=이에 대해 온라인미디어렙·광고대행사 등 산업계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광고 시장의 성장세는 사실이지만 그리 낙관적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는 현실적인 배경에서 출발한다. 대략 한 해 집행할 광고계약은 연말과 연초에 이뤄지는데 지금까지 상황은 전년과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또 광고는 설비투자나 신제품 같은 선행지표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 지수가 썩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온라인광고 시장은 지난해보다 20∼30% 정도 신장된 1800억∼2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지난해와 달리 정부 물량이 증가하고, 업종별로는 증권과 금융쪽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세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월드컵과 대선 역시 광고시장의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온라인광고 시장을 큰 폭으로 활성화시키기는 다소 부족하다는 관망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전망=온라인광고는 닷컴기업의 한 해 성적표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 때문에 주요 닷컴기업은 연초에 온라인광고 시장의 정확한 수요치를 예측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운다. 사실 올 해 주요 닷컴의 매출 계획 가운데 온라인광고의 비중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다. 이는 매출원이 다양화된 데 따른 것도 있지만 온라인광고 시장의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누구나 공감하는 호재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올해 온라인광고 시장의 전망치는 관련업계가 수요를 기다리기보다는 만들어 나가는 의지 여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