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현장에서 배우는 노하우

 ◆조영현 KT 통신망연구소장 yhcho@kt.co.kr

어떤 분야이든 진정한 프로는 현장에서 완성된다고 한다. 이것은 실제로 사업이나 기술이 전개되는 현장의 중요성을 간과하고는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정보통신 서비스 및 기술분야도 시스템이나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현장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고급 엔지니어가 몰려 있는 정보통신 관련 전문 연구소는 네트워크를 실제로 운용하는 현장과 분리돼 있어서 실제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부서와 운용 부서로부터 현실감이 없는 ‘구름잡는 것’만을 연구한다고 비판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리고 전문 연구소는 그 나름대로 사업 부서와 운용 부서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의 기술 수준이 낮아서 자신들이 추진하는 것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곤 한다. 이와 같은 견해 차이는 바로 현장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통신기술이나 새로 개발된 시스템들은 운용 현장과 접목돼야 살아 있는 기술이나 시스템이 될 수 있는데 전문 연구소 등에 근무하는 고급 엔지니어들은 운용 현장에 접근할 기회가 별로 없고 또 현장에 나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연구만 한다고 비판을 받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운용 현장에는 ‘보석 조각’들이 많이 널려 있으나 사업 부서나 운용 현장의 엔지니어들은 그것을 정교하게 잘 꿰어서 값비싼 ‘보석 목걸이’를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반면, 전문 연구소의 고급 엔지니어들은 ‘보석 목걸이’를 가공할 능력은 있으나 그것의 재료인 ‘보석 조각’들을 발견할 기회가 별로 없는 상황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전문가에게 현장이란 이론적으로 배운 지식을 살아 있는 실무 지식으로 승화시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자신이 확립한 이론을 실험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살아 있는 ‘학습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보통신 기술분야에서 네트워크이나 시스템을 운용하는 현장은 더 할 수 없이 귀중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노하우의 보고’이므로 현장을 무시하고는 진정한 전문가로 올라서기가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