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KT의 시스템통합(SI) 자회사인 한국통신기술(KTI)을 인수한다.
효성은 지난해 말 KT측과 KTI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매각 주간사인 굿모닝증권을 비롯해 KT, KTI노동조합 등 회사 민영화 관련 주체들과 인수 지분 및 일정에 관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효성데이타시스템 최병인 사장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KTI 공개 매각이 모두 유찰된 후 KT측의 인수 요청에 따라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며 “현재 인수 지분 비율 및 인수 후 KTI와 효성데이타시스템간 합병 문제가 인수 협상의 주요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이번 KTI 인수는 효성그룹내 전체 정보기술(IT) 부문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으며 효성과 KTI측 모두 서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미 IT부문 계열사로 SI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스토리지업체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효성그룹이 매출 1170억원(2000년 기준) 규모의 KTI를 인수할 경우 국내 SI시장 전체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KTI에 대한 2차 공개 매각을 추진하며 KT는 민영화 후 불투명한 사업전망을 1차 입찰이 무산된 주요 원인으로 판단하고 매각 후 3년간 현행 자회사와 동등한 수준의 협력관계를 유지해 총 975억원의 순매출 물량을 보장하는 매각 조건을 제시했었다. 또한 초고속 무선LAN, 인터넷데이터센터(IDC), EDI, B2B, 사이버드림타운 등 신규 5개 사업 추진시 KTI 인수업체에 우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따라서 효성이 KTI를 인수하면 진입장벽이 높은 KT 시장에 신규 진출함과 동시에 통신 부문 SI사업을 확대,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또한 효성데이타시스템과 KTI가 합병할 경우 매출 2000억원대 규모의 새로운 회사가 출범함으로써 국내 SI업계 순위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