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의미와 전망

국내 증시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실적이 당초의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향후 전망은 밝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미국 시각으로 15일 장마감 후 발표된 인텔의 4분기 실적도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어 향후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16일 이 회사의 주가는 1만5000원(3.37%) 하락한 30만1500원을 기록했다. 인텔도 이날(현지시각 15일) 장마감 후 실적호전 소식에도 불구하고 시간외거래에서 2.68%가 떨어졌다. 실적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에다 최근의 기술주 조정 분위기가 맞물려 상승 모멘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은 단기적으로 외국투자가와 고유계정 기관투자가들에게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향후 업황개선을 감안한 중장기 투자자들은 조정시 매수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이 지난 4분기에도 적자였고 영업이익도 당초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이는 크게 문제될 부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는 과거 실적보다는 향후 전망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서 반도체 업황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128MD 가격이 4달러 수준까지 올라선데다 LCD 가격의 추가상승도 기대되는 등 향후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12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반도체 장기 공급가격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부문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오히려 반도체 부문에 대한 실망보다는 단말기 단일품목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올린 정보통신 등의 호조를 눈여겨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현 주가수준은 주가수익률(PER)이 8.69배에 불과해 이날 실적을 발표한 인텔의 PER 65.4배와 비교해서는 절대 저평가 상태다. 마이크론·인피니온 등은 적자회사로 PER 산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43%, 자기자본비율 70%를 기록하는 등 초우량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강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긍정적 전망과는 달리 투자전략 담당 연구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조정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반도체주들의 주가는 급등해 있는 반면 앞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인 반도체 시장수요 확대와 구체적인 실적개선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이나 국내 증시에서 모두 기대감보다는 가시화된 실적호전을 확인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편 인텔의 경우는 지난 4분기에 69억8000만달러의 매출에 주당순이익 15센트를 기록, 당초 월가 예상치인 68억달러와 11센트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인텔이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으로 64억달러에서 70억달러를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비수기에 안정적 매출과 재고관리가 가능하다는 긍정적 전망과 성장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