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뚜껑이 열린 삼성전자의 지난해 경영성적표는 당초 예상대로 전년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적적인 전망을 가능케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수치상 2분기 연속 적자였지만 적자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최근 잇따른 D램 가격인상으로 반도체부문이 올해 1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닥다진 반도체부문=삼성전자는 4분기에 8조4828억원의 매출에 402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관심을 모은 반도체부문은 이 기간 동안 21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3분기(3800억원)의 영업손실에 비해 45% 정도 손실폭을 줄였다는 점이다. 12월부터 시작된 D램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기조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10월과 11월 두 달간의 손실을 어느정도 메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반도체부문의 실적이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IR팀장 주우식 상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일부 품목에 한해 추가인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 12월 초부터 본격 인상돼 4분기 중 흑자전환에 실패했지만 올 1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각 사업부문의 안정적인 황금분할 구축=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부문의 매출 및 이익 급감에도 불구하고 32조원의 매출에 3조 가까운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정보통신부문의 비약적인 성장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실제 정보통신부문은 이동통신단말기 수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9조원으로 전년(7조6000억원)보다 18.6% 급증하면서 반도체부문의 매출(8조8800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특히 휴대폰 단일품목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힘입어 반도체부문보다 배 가까운 무려 1조3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냄으로써 반도체의 뒤를 이을 확실한 현금창출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디지털미디어부문도 지난해 세계적인 IT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9조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 매출규모면에서 반도체와 정보통신부문을 제치고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향후 전망=삼성전자는 올해 D램 가격상승세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1분기부터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D램뿐 아니라 LSI·SOC·LDI 등 비메모리 사업도 큰 폭으로 성장하고 TFT LCD가격도 1분기부터 본격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폰을 필두로 정보통신부문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부문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올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사업구조 및 견실한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데 초첨을 맞춰 경영계획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수립했다. 먼저 올해 매출목표는 연계기준으로 전년보다 2% 정도 늘어난 42조원으로 책정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