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日 가전업체 공세적 마케팅 전환

일본가전업계가 월드컵을 계기로 수세에서 공세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한다.

 지난해까지 국산제품과의 가격경쟁력,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시장탐색에 치중했던 일본가전업계는 한일월드컵을 일본제품이 한국시장에 정착하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연초부터 신제품을 속속 내놓는가 하면 제품라인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특히 JVC코리아·올림푸스한국 등은 본격적인 TV광고에 돌입하는 등 국내시장을 겨냥해 마케팅력을 집중, 벌써부터 국내시장을 두고 국내 가전메이커와 일본업체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말 신임 사장을 전격 임용한 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는 그동안의 소극적인 마케팅을 벗어 던졌다. 소니코리아는 우선 월드컵과 관련해 시장성장이 예상되는 대형TV시장을 겨냥해 16대9 화면의 HD급 WEGA(베가)TV, ‘KV-DW36K9H’를 전격 발표하고 국내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대형TV시장 탈환에 나섰다.

 이명우 사장은 “국내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보다는 디지털 캠코더나 방송용 장비 등 아직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집중 공격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통해 삼성·LG에 이어 3대 전자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는 올해 안에 신규 아이템으로 40인치의 액정TV를 도입하고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PDA와 휴대형 전화기, 디지털 비디오 DVD 등을 선보이는 등 미뤄왔던 제품라인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샤프하면 전자수첩이라는 단편적인 기업이미지를 벗고 종합가전메이커로서 다시 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일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JVC코리아(대표 이데구치 요시오)는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디지털가전분야의 선두주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아래 최근 TV CF를 제작, 방영에 돌입했다.

 JVC코리아 관계자는 “교과서 왜곡문제 등 민감한 사항이 많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월드컵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진출 4개월만에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점유율을 5%에서 25%로 끌어올린 올림푸스한국(대표 방일석)은 올해 매출을 작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려잡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일본 도시바가 설립한 한국법인 도시바디지털미디어네트워크코리아(대표 차인덕)도 올해 대형TV시장을 적극 공략해 국내시장에서 약 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