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탁생산 경쟁력 미세공정기술에 달렸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전문업체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추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0.18미크론(1㎛은 100만분의 1m)급 이하의 미세공정기술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관련업계 및 분석기관 등에 따르면 TSMC·UMC 등 주요 업체의 주문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이 작게는 15%, 많게는 35%까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회복되는 대다수 수요가 0.18∼0.13㎛ 공정기술을 적용한 최신 생산라인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0.25㎛ 생산라인 이상의 공정기술을 가진 업체들은 수요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 마이크론에 메모리사업을 매각하고 시스템IC 및 반도체 수탁생산업체로 독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세공정에 대한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0.18㎛급을 양산중인 동부전자나 아남반도체는 0.13㎛급의 기술력 확보와 이에 대한 생산능력 향상도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부전자나 아남전자는 물론, 하이닉스반도체가 파운드리사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미세공정기술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세미코리서치는 16일 올해 파운드리시장이 33∼34% 성장할 것이라면서, 수요량이 200㎜ 웨이퍼 기준으로 지난해 770만장에서 1000만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미코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조앤 이타우는 “종합반도체업체(IDM)의 외주생산 확대와 PC 및 통신시장의 수요회복에 힘입어 파운드리시장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면서 “가격하락에 대한 압력은 있겠지만 고부가가치의 미세공정 확보에 힘입어 지난 98년처럼 파운드리 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메릴린치 홍콩지점의 댄 헤일러는 올해 파운드리시장의 성장률이 15∼20% 정도에 머물며 현재 60%에 못미치는 파운드리업체들의 설비가동률이 4분기나 되야 70%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모든 파운드리업체들이 수혜를 보지는 않을 것이며 특히 통신용 반도체 등 0.18㎛급 이하의 미세공정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이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의 경우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헤일러는 “0.18㎛이나 최신기술인 0.15㎛ 공정을 적용한 팹(FAB, 일관생산라인)은 이미 100% 가동하고 있으나 0.25㎛에 대한 수요는 별로 없다”며 “일부 선두기업을 포함해 많은 신생기업들은 올해도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