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트레이드 경영, 삼성과 LG는 토끼와 거북이’.
국내 전자업계 쌍두마차 삼성·LG의 e비즈니스 경쟁이 e트레이드에 이르러 ‘삼성 우세’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태국 생산 및 판매법인에 무역자동화망(GTA)을 구축하고 현지 유관기관과의 수출입 업무를 웹상에서 완전 자동화했다.
태국법인은 현지 은행, 운송사, 보험사, 통관브로커(우리나라의 관세사에 해당) 등 파트너 27개사와의 통관·무역(외환·상역) 업무를 인터넷 상에서 구현했다. 그동안 수작업, 팩스, 인적교류 등 오프라인 비중이 높았던 해외법인의 무역업무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과 선진 프로세스 도입에서 경쟁해온 LG에 적지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제조업체의 최대 목표는 물건을 파는 것인데 e트레이드망은 이를 지원하는 강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특히 LG 내부에서는 e마켓 활용 등에서 우위를 점해왔던 e비즈 경영이 이번 사례로 희석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삼성이 이달 중 유럽의 주력 생산법인(영국·스페인)에 무역 자동화망을 확대도입하고 이어 아시아 생산법인 2곳에도 연내 전자무역망을 구축키로 해 더욱 초조하다.
현재 LG의 수출입 제반업무는 실무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무역자동화 전담부서가 없는 상황에서 지난 2000년 GLS(Global Logostic System)를 개발, 인터넷망을 통한 물류 글로벌화를 일궜지만 이 역시 e트레이드 준비로는 미흡하다는 것이 자체 분석이다. 뒤늦게 무역자동화사업자인 KTNET이 추진하는 한·유럽간 전자무역네트워크(ASEM) 프로젝트에 시범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도 수동적인 자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은 경영 인프라팀이라는 구심점을 통해 조직적으로 e트레이드망을 준비한 것이 주효했다. 경영인프라팀은 정부와 KTNET 주도의 국가기간망 활용에 앞서 프라이빗 차원의 전자네트워크를 구축해 우선적으로 활용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수출입 제반업무의 리드타임 단축과 비용절감을 노린 것이다. 태국법인은 이 시스템 구축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수출입 제반업무의 리드타임을 80% 이상 단축시켰다.
이와 관련, KTNET은 “삼성전자의 사설 e트레이드망 구축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며 “향후 국가기간망과의 연동여부에 따라서는 e비즈 핵심역량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e트레이드 적용은 기업 경쟁력 향상의 핵심과제인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e트레이드 전략을 전사 차원에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