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씨디는 2∼3년 내에 세계 1위의 STN LCD 업체로 성장할 것입니다.”
하이디스(대표 최병두)의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 LCD) 부문을 인수해 힘차게 출발하는 현대엘씨디(중국 동방전자·반도체ENG 합작법인)의 사령탑을 맡게 된 문영기 부사장(52)은 강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취임소감을 대신했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에서 컴퓨터사업본부 기술부장과 광전자사업본부장을 거친 문영기 부사장은 99년부터 STN LCD 사업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매년 평균 50%의 안정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한 점을 인정받아 현대엘씨디의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문영기 대표는 “올해는 그동안 치중해왔던 미국·유럽 시장에서 벗어나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내 CRT 모니터 시장의 선두업체인 동방전자의 광범위한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방전자가 절반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노키아와 소니의 현지법인을 유력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ENG가 경영권을 확보한 중국 연신광전자의 STN LCD 라인을 함께 활용하면 생산규모가 월 800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여 품질에서뿐 아니라 물량에서도 세계 선두업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엘씨디는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동방전자의 근거지인 베이징에 LCD모듈 조립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베이징공장이 4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가면 기존 대련공장과 함께 중국 내에서만 매월 200만개 규모로 생산이 가능해 시장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제품군에 대한 사업도 강화해 이달 말 65000컬러 STN LCD를 선보이고 2분기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한편 시장상황에 따라 유기EL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문영기 대표는 “올해 전년대비 25% 증가한 2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후 내년쯤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한 번 해보자는 직원들의 열의가 높고 주변 여건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목표의 조기달성을 낙관한다”고 자신했다.
“현대엘씨디는 중국 회사가 아니고 중국업체의 투자를 받은 엄연한 국내회사입니다. 국내의 기술이 중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 대표는 이같이 다짐하며 지난 15일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한 첫 출장을 떠났다.
<글=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