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체들이 ‘스팸메일’과의 전쟁에 나섰다.
e메일 마케팅 업체를 비롯한 주요 인터넷 업체가 날로 급증하는 스팸메일과의 한판 대결을 선언하고 나섰다. 인터넷업체는 이미 스팸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이를 막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이다. 특히 이 같은 개별 기업의 스팸 퇴치 활동은 최근 재경부와 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 개정, 이번달 설립되는 민·관 공동의 ‘e메일환경개선 추진협의회(가칭)’와 맞물려 스팸 메일을 줄이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개선방안은 크게 e메일 마케팅 방법 전면 개선, 회원의 데이터베이스 정비, IP차단·e메일 수신 거부 체계 정교화 등으로 요약된다.
◇e메일 마케팅 방법의 전면 개선=그동안 인터넷 업계는 대량의 회원모집을 통해 무작위로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e메일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는 효과도 없을 뿐더러 스팸메일을 양성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인터넷 업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퍼미션 개념의 타깃 마케팅으로 사업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 e카드와 뉴스레터 업체인 레떼와 인포웹은 콘텐츠와 서비스에 따라 회원을 재정비하고 있다. 또 불특정 다수에게 메일을 보내기보다는 특정 회원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e메일 마케팅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이들 업체는 증권·금융·전자·쇼핑 등으로 회원의 관심 분야를 세분화하고 무작위로 메일을 발송하기보다는 회원이 원하는 분야의 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e메일 마케팅의 사업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업그레이드=이와 함께 회원 데이터베이스도 새로 구축키로 했다. 우선 사용하지 않는 휴면 메일을 전면 정리하고 회원 역시 로열티 순위대로 체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카테고리별로 광고성 e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메일 발송 분량을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메일 발송 솔루션 역시 무조건 많은 메일을 대량으로 보내기보다는 e메일 마케팅 효과에 맞추는 쪽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쇼핑몰 사이트는 시설투자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또 쓰리알소프트와 같은 메일솔루션 업체 역시 스팸을 원척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IP차단과 e메일 수신 거부 체계 정교화=웹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업체는 스팸을 양산하는 특정 IP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도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다음·드림위즈·프리챌 등 주요 업체는 불량 IP목록을 작성중에 있으며 경고성 조치 이후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IP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광고성 e메일 수신을 거부할 때 리턴 메일을 보내 수신거부 의사를 밝히는 방식에서 직접 e메일 수신자가 데이터베이스에서 자기 메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꿔 나갈 계획이다. 또 회원가입 양식을 전면 바꿔 네티즌이 직접 광고 메일 받기를 체크했을 때만 광고 메일을 보내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김경익 레떼 사장은 “스팸메일은 이제 인터넷 역기능의 하나로 치부하기에는 그 폐해 수준이 정도를 넘어섰다”며 “정부가 법·제도 정비에 나서고 협회와 단체가 스팸메일 퇴치 캠페인을 전개하며 개별 인터넷 기업이 이같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스팸 퇴치에 나서면서 분명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