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에서 시작된 LCD패널 공급선 다변화정책이 점차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견 모니터업체인 이미지퀘스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하이디스(구 현대전자 LCD사업부)로부터 패널을 전량 구매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하이디스 외에도 국내업체로는 삼성전자, 대만업체로는 에이서, 한스타 등 총 4개사로 패널 공급업체를 다변화했다.
이달 들어 하이디스 외 패널 구매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이 회사측은 “패널부족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패널구매를 다양화하는 것이 모니터업체로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패널업체들도 이미지퀘스트의 성장성을 감안, 이미지퀘스트와 협력하고 싶다는 의향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로부터 LCD패널을 전량 구매한 한솔전자도 지난해 말께 대만의 에이서사로부터 패널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한솔전자는 15인치, 17인치 각각 1개 모델에 대해 에이서 패널을 채용했으며 자사 LCD모니터 중 에이서 패널비중은 1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전자의 한 관계자는 “부품을 특정 업체로부터 받는 것은 시스템업체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데다 삼성전자의 올해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패널부족현상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돼 타 공급선을 발굴하게 됐다”며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패널비중을 50% 미만으로 가져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견기업에 비해 패널업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도 최근에는 조심스럽게 공급선 다변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LG필립스LCD가 삼성전자와 같은 15인치 패널을 생산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공용화 및 패널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 모니터업체인 디콘이 최근 출시한 15인치 LCD모니터는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패널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아예 금형을 공용화했다.
업계에서는 LCD패널업체 대부분이 공급부족사태를 빚고 있는 만큼 이같은 모니터업체들의 패널 공급선 다변화가 당장 큰 효과를 볼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패널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