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대형할인점 롯데마그넷을 앞세워 가전유통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이에 따라 최근 가전제품 취급이 급속히 늘고 있는 대형할인점간 치열한 가격경쟁은 물론 제조업체 직영대리점·양판점·할인점간 가전시장 주도권 경쟁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가전유통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롯데마그넷을 이마트·삼성홈플러스·까르푸 등 업체와의 집객력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유통업체로 육성하기 위해 기존 수수료만 받는 형태로 운영되던 가전 매장을 직영 매장 형태로 전면 교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롯데는 롯데마그넷·롯데백화점 등 관계사를 통해 매장에 입점한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가전제품을 취급해왔으며 특히 지난 99년 전자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규점포를 출점하는 곳에 80∼150평 면적의 전자랜드 매장을 운영, 수수료를 받아왔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롯데마그넷을 통해 올린 가전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롯데마그넷은 가전유통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해 최근 전국 23개 점포 가운데 전자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10곳의 가전매장을 늦어도 오는 3월말까지 비워줄 것을 최종 통보했으며 전자랜드 또한 이른 시일내 분당 서현점 등 롯데마그넷 점포에서 가전 매장을 철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재고 부담이 있지만 효율적인 제조업체와의 거래를 통해서 가전제품을 직매입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전자양판점 형태로 가전 전용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그넷의 이같은 구상은 이미 매출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단위금액이 큰 가전제품 취급을 통해 외형적으로 매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데다 지난 3년간 전자랜드와의 제휴로 가전유통에 대한 영업 노하우를 충분히 갖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롯데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기존 대형할인점이 바잉파워를 내세워 가격파괴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롯데마그넷이 가세함으로써 가전유통시장에 만연되고 있는 가격파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