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SI로직이 퀄컴의 벽을 결국 넘지 못하고 CDMA 모뎀칩 사업에서 손을 뗀다.
LSI로직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CDMA 모뎀칩 및 디지털가입자회선(DSL)칩 등 커뮤니케이션용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관련 사업의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들 반도체를 생산해온 일본 쓰쿠바 공장(FAB)의 직원을 포함, 관련 인원 1400여명(전체 직원의 20%)을 해고하고 생산라인 및 기술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내 몇 개 공장을 폐쇄하는 등 공장을 통폐합한다.
LSI로직은 이 같은 구조조정에 따라 1분기에 5000만∼70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분기당 30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와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용 반도체 산업에서 손을 떼는 LSI로직은 지난해 인수한 시큐브를 중심으로 디지털 컨슈머 제품군과 스토리지 칩세트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샌타클래라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신규 팹을, 오리건주 그레셤에는 R&D센터를 마련키로 했다.
윌프리드 코리건 LSI로직 CEO는 “회사의 비전을 디지털 컨슈머와 스토리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면서 “CDMA와 DSL은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던 만큼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고 현재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형민 LSI로직코리아 지사장은 “본사로부터 아주 세부적인 계획은 전달받지 못했으나 한국 고객에 대한 제품 공급 약속과 기술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LSI로직의 칩 솔루션을 시제품 차원에서 검토하긴 했지만 당장의 큰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SI로직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실적발표에서 좀더 세부적인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황도연 dyhwhang@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