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수출 `量에서 質로`

사업규모 커도 수익성 없으면 참여 않기로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수출방식이 선진화된다.

 SI업체들은 그동안 프로젝트 규모는 크지만 내실이 없는 선투자성 해외 사업으로는 이전투구식 출혈경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양적 팽창보다는 수익성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SI수출에 경영력을 모으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프로젝트 규모나 레퍼런스 사이트 개발 차원에서 참여해온 SI수출방식으로는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CNS(대표 오해진)는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앞으로 모든 해외 프로젝트에 이를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해외 사업 영역을 국내에서 수행해 본 경험이 있는 분야로 한정하고 프로젝트 구축비용과 영업비 등 제반 경비를 감안해 20%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안정적인 사업대금 회수조건도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필수 조건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LGCNS는 이같은 전략에 따라 지난해 필리핀이 항만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를 제의하자 사업대금 회수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내세워 이를 거절했다. 이 회사는 필리핀의 한 통신회사가 제안한 콜센터 구축사업 역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도 최근들어 동남아 등 해외 지역으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 제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세계은행 지원과 같은 정확한 자금 조달 계획이 수립되고 구체적인 사업 추진 일정이 나온 해외 프로젝트가 아니면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전체 프로젝트 수행을 아웃소싱해야만 하는 CDMA와 같은 통신분야 사업도 참가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정보기술은 현재 기술인력 선투입 또는 제안서 작성에 앞서 대상 프로젝트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분석을 통해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체로 PRB(Project Review Board)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예전부터 특화 솔루션에 기반한 고부가가치형 해외 사업에 주력해온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이러한 방침을 계속 고수해 수익성이 없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해외 프로젝트는 아무리 규모가 크더라도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실제로 삼성SDS는 중남미나 아프리카 지역 대형 정보화 프로젝트 참가를 사업성과 안정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자제하고 있다. 대신에 수출용 ERP 솔루션인 ‘비젠트로’, 자동차 딜러관리시스템 ‘오토라인’, 통합 뷰어 솔루션 ‘와이즈뷰’ 등 패키지 솔루션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김홍기 삼성SDS 사장은 “SI산업 특성상 다양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결국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