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불황이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가트너는 최근 발간한 ‘IT 10대 전망(2002)’을 통해 올해도 기업들이 IT투자에 극도로 신중을 기해, 보안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IT업체들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IT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감원바람은 올해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또 올해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IT관련 시설을 보유하는 대신 외부에서 빌려쓰는 아웃소싱이 더욱 활기를 띠며, 특히 인터넷을 통해 회계 등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를 사고 파는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유망 사업분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 주요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IT시장 불확실성 증대=최근 경제불황에 테러 사건까지 겪은 기업들은 올해 IT투자에 극도의 신중을 기하는 등 전 세계 IT시장 불확실성이 크게 증폭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텔은 물론 통신서비스를 판매하는 AT&T 등 전 세계 IT업체들이 대부분 이러한 상황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보안시장 특수=테러 사건 후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보안투자는 올해 크게 확대된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정부 기관, 그 중에서도 국방 및 정보, 치안 등을 담당하는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생체인식 등 보안업체들은 올해 특수를 맞는다.
◇ASP 인기=주요 응용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서 빌려 쓰는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도 올해를 기점으로 유망 사업분야로 정착한다. 특히 미국 성인 중 인터넷에서 회계 프로그램을 빌려 사용하는 사람의 비중이 올해 20%에서 오는 2005년 45%까지 수직 상승한다.
◇IT 단기투자 집중=기업들의 IT투자는 단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을 띤다.
◇아웃소싱 확대=아웃소싱도 올해 더욱 활기를 띤다. 아웃소싱은 우선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가 기업회계에서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단기에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서 올해 더욱 큰 관심을 끌 전망이다.
◇CRM 업계 올해 고전=올해 고객관계관리(CRM) 업체들은 기업들의 높은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단기적으로 고전한다. 기업 정보담당임원(CIO)들은 그 동안 거의 맹목적인 CRM에 대한 기대를 현실적 수준으로 조정한다.
◇이통서비스 봇물=이동통신을 응용한 서비스가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더욱이 서비스 업체들은 이들 서비스의 표준을 마련하지 못해 올해 초 선보인 이통 응용서비스 중 약 50%는 올해 말이 되면 쓸모가 없어질 정도로 큰 혼란을 겪는다.
◇소프트웨어 부품 거래에도 전자상거래 도입=인터넷에서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을 판매하는 사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른다. 이른바 서비스 중심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SOA)다. 오는 2004년이 되면 포천 500대 기업들은 인터넷에서 주요 소프트웨어 부품을 구입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조립해 사용하는 ‘DIY 바람’이 불 전망이다.
가트너그룹은 이 밖에도 올해 IT투자가 비용절감과 몇몇 핵심부문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를 띨 것이며 또 기업 내·외 IT서비스를 통합하는 것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분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