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적 집회 장소와 이동전화의 교집합은 무엇일까. 꼭 집어서 뭐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아마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소 또는 방법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기는 힘들 것이다.
최근 종교와 통신의 이같은 공통점을 기반으로 이동전화를 활용한 종교포털 서비스를 시작해 정보통신 업계의 관심을 끄는 사람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컨설팅업체 프리네이션의 대표인 이경회 사장(35).
이 사장은 기독교, 가톨릭, 불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을 무선인터넷 공간으로 이끌어내는 데 성공, 지난해 12월 20일 우선 기독교를 중심으로 종교 포털 ‘데아’를 열었다.
‘데아’를 활용하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성경, 찬송가 등의 종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사장은 상반기 중에 가톨릭, 불교 등 여타 종교 단체 서비스를 잇따라 열고 본격적인 종교 포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종교포털을 떠올린 것은 ‘성경’을 일독하고자 했던 이 사장의 개인적인 결심 때문. 매년 성경 일독을 계획하지만 바쁜 사회생활 때문에 읽을 틈을 찾을 수 없었다. 또 버스, 지하털 등 대중 교통에서 성경을 읽으려 했으나 주변의 시선이 뜨거워 편안하게 읽을 수 없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이 때 이 사장은 이동전화를 활용해 하루에 성경 한 구절씩 서비스를 받으면 일년이면 독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냈고 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게 된 것.
이동전화를 활용하면 종교단체 운영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매일 아침 성직자들의 메시지뿐 아니라 각종 공지사항 전달도 하나하나 전화로 하기보다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간편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종교단체들도 이동전화의 각종 기능을 활용하면 새신자 관리와 전도 등이 용이해지고 신도들끼리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에 쉽게 동의했다”며 “종교 포털 서비스가 예상보다 빨리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종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종교를 이용한다’는 비아냥이 있었던 것. 일부 종교 관계자들은 각종 솔루션 및 서비스를 무료로 요구하기도 했고 비용 지불에 대해서도 차가운 시선을 보였다고 한다.
이 사장은 “국내 대형 신용카드사도 ‘종교카드’를 제작, 종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며 “종교 포털 서비스도 종교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와 ‘윈-윈’하기 위한 비즈니스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종교 기능성 단말기, 종교행정 솔루션, 모바일 헌금 등 종교생활 도우미 서비스로 종교인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