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캐릭터 업체들이 게임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 따르면 미지온엔터테인먼트·손오공·동우애니메이션 등 애니메이션·캐릭터업체들은 최근 게임사업부를 신설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게임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또 중견 애니메이션업체인 한신코퍼레이션·코코엔터프라이즈 등은 게임개발사의 지분 인수 또는 일본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게임시장 진입을 추진중이다.
◇누가 참여하나=애니메이션 기획사인 미지온엔터테인먼트(대표 이강균)는 최근 KBS 2TV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중인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아장닷컴’을 게임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참여했다. 이번에 출시한 게임은 초등학교 저학년층을 대상으로 하며 애니메이션 아장닷컴의 주인공인 삼국시대 신화속 주인공 ‘아장’을 비롯해 전세계 신화속 인물들이 등장하는 교육용 타이틀로 개발됐다.
특히 미지온은 게임을 개발한 사내개발부를 이달 초 자회사로 독립시켜 미지온게임스튜디오(대표 성현경)를 설립했다.
캐릭터업체인 손오공(대표 최신규)은 지난해 11월 아동용 PC 게임인 ‘탑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시장 참여를 정식 선언했다. 이 작품은 현재 6만5000장의 판매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개발인력 확충에 주력해 왔으며 향후 탑블레이드의 후속작 등 다양한 게임을 준비중이다.
동우애니메이션(대표 김영두)은 관계사인 니즈엔터테인먼트(대표 엄지혜)를 통해 자사의 애니메이션인 ‘바스토프 레몬’을 게임으로 개발,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또 한신코퍼레이션(대표 최신묵)은 지난해 6월 지분을 인수한 게임업체 지엠온라인의 사명을 한신온라인으로 변경한 데 이어 다음달 중순 ‘해로와 토래미’의 PC 게임버전을 출시하며 게임사업을 본격 전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코코엔터프라이즈(대표 이동욱)와 일본 캡콤이 공동 설립한 코코캡콤도 다음달 초 비디오게임 3개 타이틀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한다.
◇왜 참여하나=그동안 애니메이션·캐릭터업체들은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게임개발사에 판권을 양도해 왔다. 하지만 상당수 작품들이 애니메이션의 기획의도를 잘 살리지 못해 이렇다할 사업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직접 게임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라이선스사업을 펼치다 게임개발사들과의 수익분배문제로 마찰을 겪는 사례도 늘어 나고 있어 직접 게임개발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전망=이들은 게임의 소재가 되는 원작 콘텐츠가 풍부해 아동용 게임시장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짱구는 못말려’ ‘하얀마음 백구’ ‘탑블레이드’ 등 아동용 게임들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자 상당히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게임시장이 개발사의 난립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캐릭터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대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개발은 그래픽뿐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애니메이션업체들이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시장 진입에 앞서 이러한 문제점을 철저히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