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앞선사람들의 노용순 사장(오른쪽)이 컴퓨터자동조액장치(CCK)의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염색산업에 첨단디지털기술을 불어넣어 우리나라가 세계 섬유산업을 주도하는 꿈을 키워가고 있는 야심찬 벤처기업이 있다.
경북테크노파크 입주업체인 앞선사람들(대표 박성수·노용순 http://www.upson.co.kr)은 디지털컬러솔루션기술로 국제적인 섬유패션도시인 밀라노를 따라잡기 위해 연구 및 제품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으로 국내 산업분야 중 디지털화가 가장 늦은 섬유산업. 앞선사람들의 미래비전은 이같이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섬유산업이 최적의 정보기술(IT)과 만나면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한다.
이 회사의 핵심기술은 바로 염색산업에서 꽃을 피웠다. 염색제품의 생산공정 및 유통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색상관리가 필수인데, 지금까지 국내 염색공장과 원단유통업체에서는 원하는 색을 구현하기 위해 사람의 감각에 의존하는 낙후된 방법을 사용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색을 착색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앞선사람들이 개발한 것이 바로 컴퓨터컬러매칭(CCM)시스템과 컴퓨터자동조액장치(CCK)다.
CCM은 염색을 하기 전 원하는 색을 정확하게 구현하기 위해 목표색을 빛을 이용해 분석한 뒤 염료데이터를 산출해내는 소프트웨어(SW) 및 하드웨어(HW) 장비다.
이렇게 산출된 염료데이터는 네트워크를 통해 CCK로 전달되고, CCK는 전달돼온 염료데이터를 토대로 수십가지 색의 염료 중 필요한 염료만을 뽑아 시험염색기에서 배합한 뒤 원단에 착색해 보는 시스템이다. CCK는 특히 최첨단산업용 로봇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제품이다.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기술개발담당 박성수 대표는 “소롯트 다품종, 고부가가치 섬유제품 시대를 맞아 염색분야에 디지털기술이 합쳐짐으로써 염색공정의 표준화 및 신속화, 그리고 원하는 색을 가장 정확히 구현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CCM과 CCK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01 국제섬유기계박람회(이트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과 유럽·동남아 등 전세계 바이어들로부터 구매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는 이미 삼성물산과 (주)효성 등 염색·잉크·원단 관련 120여 업체를 비롯, 한국염색기술연구소와 각 대학연구소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등 시장을 석권한 상태다.
경영담당 노용순 사장은 “지금까지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국내시장에 대한 공급 및 기술 지원에도 벅차 수출을 미뤄왔는데,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과 미국 등에 본격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선사람들은 현재 독일의 닥터워드사, 미국 DP이노베이션스, 로보스타, 유한킴벌리, 경북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섬유기계연구센터 등과 연구개발 및 마케팅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매출목표를 내수부문만 4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앞선사람들은 대다수 직원이 개발에 참여하거나 거래처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전형적인 연구개발기업으로, 지금까지 연매출의 2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문의 (053)816-8877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