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은 게임업체들의 한결같은 목표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훌륭한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라인게임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김양신 사장(49)은 회사에서 ‘조련사’로 통한다. 직원들 한명 한명을 능력있는 ‘사자’로 키우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다. 지난 94년 청미디어를 설립, CD롬 타이틀 제작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워바이블’ ‘레드문’ ‘조이시티’ 등 다수의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며 제이씨엔터테인먼트를 중견 게임업체로 키웠다.
김 사장의 경영수완은 지난해 매출 65억원, 당기순이익 19억원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김 사장이 그동안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지난 94년 게임사업에 첫발을 내디딜 때만 해도 여성이라는 ‘핸디캡’은 넘지 못할 거대한 벽이었다. 남성 위주로 형성된 사업여건으로 끊임없는 좌절과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CEO는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영실적으로 평가받는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정면돌파’라는 다소 과격한 구호가 경영철학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려움을 겪어야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한번 부딪쳐 보는 것과 피하고 달아나는 것은 천양지차입니다.”
김 사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많은 과업을 제시하는 것도 이런 경영철학 때문이다. 자신이 경험했듯 ‘강철은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단단해진다’는 값진 교훈을 일깨우는 셈이다.
그는 요즘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 호러 장르의 3D 온라인게임 ‘프리스트’의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이 거의 완료되는 올 5월에는 세계 최대의 게임전시회 E3쇼에 독립부스를 마련, 세계무대에 이 게임을 알리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또 올해는 비디오 콘솔 게임 분야에도 새로 도전할 계획이다. X박스·플레이스테이션2 등 비디오 게임기가 정식으로 수입·유통되는 것에 대한 대비책인 셈이다.
김 사장은 “비디오 콘솔 게임은 그동안 개발해온 온라인게임과 연계한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으로 접근할 계획”이라며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온라인게임 수출도 크게 강화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정도 성장한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