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시스템 SW `무럭무럭`

 한때 고사위기에 처했던 국산 시스템소프트웨어(SW)산업이 중흥기를 맞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운용체계(OS),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등 외산 업체가 시장의 90% 이상을 독식해온 시스템SW분야에 국산 업체들의 잇단 진출과 선전으로 시장점유율을 최고 30%까지 높여가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 확대와 함께 이미 가시권에 접어든 일본, 동남아 시장에서의 수출실적까지 합할 경우 올해 국산 시스템SW 매출규모는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는 높지만 개발이 어렵고 선두기업의 장악으로 시장경쟁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산 시스템SW가 국내 SW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스템SW는 다른 응용 프로그램을 구동·관리하는 ‘SW의 SW’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스템SW 1000억원의 매출은 일반적인 SW시장의 1조∼2조원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지닌다.

 특히 국산DB를 비롯해 7∼8개의 국산 SW만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캄보디아 행정전산망 수주사례와 같이 수출시장에서 국산 시스템SW가 팔려나갈 경우 다른 국산 애플리케이션SW까지 동반 진출하는 것이 가능해져 부가적인 효과가 적지 않다.

 90년대 초반 K-DOS 개발 이후 국산SW의 명맥이 끊어졌던 OS분야에서는 최근 리눅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직 민간부문의 수요는 미미한 상태지만 조달청이 올해부터 행망용 PC 12만대에 리눅스를 채택할 것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리눅스업체들은 이같은 공공부문의 호재를 타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 신제품 개발, 오피스 등 킬러 애플리케이션 확보 등에 나서고 있다.

 바다DB 등 그동안 연구개발은 꾸준히 이뤄졌으나 상용시장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DB분야에서도 국산SW가 브랜드파워를 높여가고 있다. 일반 DB서버 시장에서는 한국컴퓨터통신이 유니SQL을 통해 내수시장에서만 1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메인메모리DB 분야에서는 알티베이스, 리얼시스텍 등이 시장을 주도해 지난해 전체 DB매출의 15% 가량을 국산 제품이 차지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1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외산 업체에 비해 해마다 30∼50% 가량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올해는 20%의 시장점유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BEA, IBM 등이 주도해온 미들웨어 분야에서는 티맥스소프트, 쉬프트정보통신, 인프론테크놀로지, 엑스온시스템 등의 활약으로 국산SW가 시장점유율 30%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미들웨어가 전통적인 TP모니터 등에서 2∼3년전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웹미들웨어로 전환되면서 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티맥스가 2000년 일본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올해 150억원 가량의 수출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쉬프트정보통신도 후지TV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