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초기 월드컵은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해 승부를 겨루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현 월드컵의 이면에서는 기업간 총성 없는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 소비자의 생활패턴이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여가와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스포츠 마케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인위적 존재인 연예인과 달리 현실적인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신뢰성을 심어주게 된다.
LGCNS 사보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1월호에서는 이상규 LG경제연구원 경영컨설턴트의 ‘월드컵을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글을 통해 월드컵과 마케팅의 상관관계를 소개하고 있다.
◇월드컵의 기대효과=월드컵은 올림픽보다 마케팅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축구라는 단일 종목이 장기간 진행되므로 기업의 전략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전세계 190개국 이상에서 연인원 30억명이 TV를 시청했을 정도로 TV라는 매체를 통한 미디어 플래닝이 손쉽다.
특히 기업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광고와 기업의 프로모션 활동에 대해 소비자가 부정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스폰서십 vs 잠복 마케팅=스폰서십은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대상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강하게 인식시키지만 모든 기업이 월드컵 스폰서로 활동할 수는 없다. 월드컵과 기업 이미지의 연결성을 살펴봐야 하며 비용과 타깃 고객층의 참여도 등도 감안해야 한다.
스폰서십에 대한 대안으로 잠복(ambush) 마케팅이 떠오른다. 98년 월드컵의 공식 후원업체는 아디다스였지만 나이키가 경기장 밖에서 대형 나이키용품 전시장(Nike village)을 설치해 수많은 관객을 끌어들임으로써 마치 나이키가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것처럼 인식될 정도였다.
잠복 마케팅은 공식스폰서가 아닌 기업이 마치 스폰서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이벤트나 광고를 집행하는 행동이다. 잠복 마케팅이 확산되는 이유는 배타적인 스폰서 프로그램과 날로 늘어나는 스폰서 비용 때문이다.
◇실행전략 수립시 검토 포인트=기존 마케팅이 제품의 특성과 제품이 주는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기업들은 고객이 직접 브랜드를 체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체험은 제품 재인식 및 매출 창출의 연계수단이 되므로 기업은 단순한 제품 프로모션을 떠나 브랜드를 프로모션한다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자사의 로고를 이용한 바디 페인팅 행사를 연다든지 카메라 업체가 자사의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고객의 사진을 찍어 컴퓨터로 출력해 준다든지 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경기장 주변에 나이키 빌리지나 코카콜라 시티와 같이 자사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동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다. 자사보다 우위에 있거나 자사와 비슷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을 선택해 공동마케팅을 펼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마스터 카드는 미국 월드컵 당시 경기장 주변과 교통요지에 마스터 카드와 코카콜라 환영센터를 운영하면서 콜라 샘플과 80여개의 상점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나눠주는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향상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