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업계 "ROI(투자대비수익) 업그레이드"

 ‘투자대비수익(ROI)을 최대한으로 높여라.’

 올해 고객관계관리(CRM)업계에 주어진 최대 특명이다.

 한국HP·한국오라클·한국NCR·시벨코리아·SAP코리아·오비씨소프트 등 CRM 관련회사들은 기업별 CRM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ROI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툴을 잇따라 발표하고 수요진작에 한창이다.

 ROI 측정·평가툴은 CRM 로드맵과 정보기술(IT)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이 로드맵에 따라 나올 수 있는 ROI를 단계별로 제시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SW)다. 정량적·정성적 효과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지향해야 할 모델과 기업의 현재 수준에 존재하는 차이를 분석해 ROI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다.

 최근 들어 CRM 관련회사들이 ROI 측정·평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CRM 전략수립 및 솔루션 도입에 앞서 우선적으로 ROI를 생각하기 때문. 이제까지 많은 기업들이 ‘인지도가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낫겠지’, 혹은 ‘고객관리가 별건가, 그동안 해온 마케팅·캠페인 활동을 연장하면 그만`이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CRM에 접근했으나 최근에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자성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HP 고선욱 부장도 “자사의 몸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고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정착되고 있는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전산투자를 자제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ROI가 확실하게 전제된 다음에야 CRM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특히 그는 이같은 접근전략이 CRM 도입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자세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ROI 측정과 관련한 수요증가 추세에 맞춰 ‘CRM 어세스먼트 방법론’에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CRM 어세스먼트 방법론은 일반적인 방법론에서 제시하는 포괄적인 접근보다는 고객·영업·마케팅·서비스·채널 등 5개 영역별로 고객 관련 프로세스, 조직, IT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6단계, 10개 스텝으로 구성돼 있는 이 방법론은 비즈니스 시나리오를 토대로 기업의 CRM 환경진단 및 지향할 모델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까지 분석해 주는 것이 특징.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고객관리 지수, 고객분류, CRM 현황분석, 비즈니스 시나리오에 따른 분석, CRM 로드맵, 적합한 CRM 솔루션 컴포넌트, 여기에 따른 업무효과 및 ROI 등을 제공하게 된다.

 이미 삼성카드, 연합철강에 방법론을 적용한 바 있는 한국HP는 1∼2주라는 단시간에 CRM 로드맵과 ROI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자사의 핵심 서비스로 드라이브할 방침이다.

 ‘SVA(Solution Value Assessment)’라는 ROI 진단툴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도 자사의 CRM 솔루션 판매수단으로 SVA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오라클의 e비즈니스 전략 방법론인 ‘아이디스커버리(iDiscovery)’ 방법론의 하나인 SVA는 CRM 솔루션 도입에 따른 정량적·정성적 효과를 예측함으로써 향후 연도별로 발생하게 될 ROI를 산출해 준다. 주 기능은 전략과제 및 기회 요인파악, 현상분석, 솔루션 매핑, 솔루션 가치평가 등이다. 이 때문에 솔루션 도입을 망설이는 기업에서 투자의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이외 SAP코리아(대표 최승억)도 ‘Value SAP’라는 방법론 안에 ROI를 예측할 수 있는 툴을 포함하고 있다. CRM 프로젝트에 앞서 솔루션 도입에 따른 효과를 장단기적으로 예측해 주게 된다.

 한국NCR(대표 임원빈) 테라데이타사업부도 미국 QCI사의 ‘CMAT’을 앞세워 수요진작에 나서고 있다.

 CMAT은 금융기관에 특화된 ROI 측정툴로 타깃고객, 마케팅 기법, 크로스 셀링기법 등 기업의 CRM 상황을 진단하고 외국 금융기관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선사항을 제시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외국 기업과 비교 평가하면서 CRM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ROI 지수를 산출하게 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