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PC게임 가격 `거품` 심하다

 국내 유통되고 있는 외산 PC 게임 판매가가 해외보다 지나치게 비싸 가격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디아블로2,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심시티2 등 한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외산 게임의 경우 국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최고 2.4배나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표참조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외산 게임을 국내에 배급하고 있는 게임공급업체들이 외국 업체들에 지나치게 많은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유통 마진을 높게 잡아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게임은 한달 평균 많게는 수만장까지 팔리는 대작 게임들이라는 점에서 고가의 로열티로 인한 막대한 외화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북미지역 최대 게임쇼핑몰 EB게임즈(http://www.ebgames.com)는 미국 블리자드가 개발한 인기 전략시뮬레이션 PC 게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9.95달러(1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소프라노·게임샵 등 국내 주요 게임 쇼핑몰은 이 게임을 3만1000원 안팎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고 2.4배나 비싸게 팔리고 있는 셈이다.

 블리자드의 또 다른 작품 ‘디아블로2’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된 PC게임 가운데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인기 때문인지 해외 판매가가 19.99달러(2만6000원)인데 국내 판매가는 4만1000원으로 1.6배 가량 비싸다.

 다른 외국 메이저의 작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EA의 도시 경영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3000’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등은 해외보다 10∼20%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를 게임은 각각 한빛소프트·EA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유통을 맡고 있다.

 이들 게임배급업체 관계자들은 “국가마다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게임이 출시되고 1년 이상의 기간이 지나 인기가 떨어지면 시장 기능에 맡겨 가격이 형성되도록 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이같은 감가상각을 전제로 한 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한국시장에서 이들 게임의 마케팅을 위해 쏟아 부은 돈을 감안하면 비쌀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들이 폭리를 취하거나 외국의 원저작자에게 지나치게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인기 외산 게임의 경우 판매가의 30∼40% 정도를 로열티 지불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배급업체들의 처지도 납득할만하다.

 문제는 블리자드를 비롯한 원저작자들이 미국 등지에서는 시장 기능에 따라 판매가를 낮추고 있는 반면 국내 배급사들에는 처음 그대로의 로열티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는 별도로 판권 확보를 위한 국내업체들의 출혈 경쟁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이저 배급사들이 유독 한국에서만 고가의 로열티를 유지하려는 것은 일부 대작 게임을 확보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들에게 지나치게 높은 로열티를 제시하거나 불리한 라이선스 조건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게임 업체들이 로열티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외산 게임의 가격 거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국내 배급사들이 외국 메이저들에 당당히 로열티의 인하를 요구하고 관철시켜 그만큼의 판매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주요 외산 PC 게임 국내외 가격현황

게임 GB게임즈(북미·달러) 국내 쇼핑몰(원)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9.95 31000

스타크래프트 배틀체스트 19.99 55000

디아블로2 19.99 41000

디아블로2-파괴의군주 19.99 41000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29.99 43000

심시티3000 19.99 30000  

<가격은 쇼핑몰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