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기후변화협약 실행안이 타결될 것으로 보여 온실가스 의무감축이 최대 현안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에너지 및 환경기술(ET:Energy and Environment Technology) 분야의 신기술 패권주의가 새로운 기술 흐름으로 자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손재익 원장(55)은 이를 위한 다각적인 준비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놓은 6T 분야의 77개 미래유망 신기술 중 ET 분야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 소재, 미활용 에너지 이용, 고효율 반응분리공정, 연료전지, 수소생산 이용, 바이오에너지, 에너지 저장기술, 대기오염 저감기술 등 8개 분야의 연구를 수행 중이다.
손 원장은 올해 기후변화협약이 ET 분야에서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 예측하고 8개 분야 예산과 조직·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데 올해 연구원 운영의 초점을 맞춰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분야가 바로 바이오디젤차 개발사업이다. 과학기술부 프런티어사업단의 산업폐기물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을 통해 동식물성기름에 촉매와 알코올을 반응시켜 친환경적인 바이오디젤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B20(바이오20)’으로 불리는 바이오디젤유는 물성이 좋은 에스테르화 오일 20%에 일반 경유 80%를 섞어 생산하게 되며, 환경부에서도 연료로 인정해 서울시에서는 청소차 900대에 시범적용키로 확정한 에너지원이다. 현재 마무리 연구가 한창이며 조만간 보급될 것으로 손 원장은 내다봤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3㎾급 주택용과 자동차용으로 이용이 가능한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와 직접메탄올연료전지(DMF)가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 DMF의 경우 LG전자와 공동으로 베트남 등 전력이 없는 오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냉장고 내부에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기초기반기술에 속하는 수소생산 이용기술 분야에서는 높은 생산단가를 해결해야 하지만 탄화수소에 수증기를 반응시켜 발생하는 이중수소를 정제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는 높은 온도에서 화학반응을 이용, 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열화학적 방법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원자력발전소의 폐열을 이용하는 방법을 놓고 현재 협의 중입니다.”
이와 함께 에너지연은 전기자동차에 활용할 수 있는 시제품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축전기인 캐패시터에 배터리 기술을 응용, 고출력 대용량 전력저장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중·대형사업과 대체에너지 실증사업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손 원장은 에너지관리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과도 협조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에너지연의 연구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서 파일럿 플랜트 설치를 위한 부지가 부족해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우선은 기계연으로부터 부지 3만3000㎡를 구입해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의 일이 걱정입니다.”
에너지연은 선진연구과제와의 ‘전쟁’에 이어 실험용 공장부지 확보를 위한 ‘또다른 싸움’을 준비 중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