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정보단말기 운용체계(OS)로 개발한 윈도CE닷넷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공식 출시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새 OS를 적용한 정보단말기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PC나 포켓PC와는 달리 윈도CE닷넷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업그레이드 정책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해 이에 대한 소비자와 윈도CE기반 정보단말기 개발업체들의 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윈도CE닷넷이란=윈도CE닷넷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신클라이언트, 셋톱박스, 게임기, POS터미널 등 정보단말기 OS로 선보인 윈도CE3.0의 차세대 버전으로 소비자가 어느 단말기에서도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게 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 녹아있는 첫번째 제품이다.
윈도CE3.0 환경에서는 개발자가 타깃에 따라 각자 무선랜, 블루투스,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ISDN 등의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했으나 윈도CE닷넷은 이를 기본으로 지원, 개발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게 된다. 또 동영상과 MP3플레이어를 지원하는 윈도미디어플레이어와 인터넷 검색기능인 익스플로러가 최신 버전으로 탑재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과 대만에서만 개최됐던 윈도CE개발자 세미나인 ‘DEVCON’을 오는 23, 24일 양일간 국내에서 처음 실시하는 등 윈도CE닷넷을 확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싸이버뱅크, 모바일미디어텍, 세니온 등 국내 PDA업체들도 새 OS에 맞춰 후속 제품 개발에 한창이며 이르면 3월께부터는 새 OS를 적용한 PDA나 신클라이언트, 셋톱박스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업그레이드 정책이 불투명하다=그러나 윈도CE닷넷의 경우 PC나 포켓PC와는 달리 기존 윈도CE3.0 버전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이나 개발업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업그레이드 정책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한 상태여서 현재로는 OS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특히 윈도CE3.0이 산업용이나 특정 목적의 단말기 OS로 사용된 타 국가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 라이선스 제한정책에 따라 개인이 사용하는 PDA에 탑재돼 소비자의 업그레이드 요구가 거셀 전망이다. 또 업그레이드 정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윈도CE3.0 기반의 제품 판매도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윈도CE3.0 운영체계를 탑재한 PDA는 싸이버뱅크, 모바일미디어텍이 제품을 출시했으며 삼성전자가 이번주부터 자사의 PDA인 ‘넥시오’를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나 싸이버뱅크측은 “OS 업그레이드에 기술적 검토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며 현재로는 업그레이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그레이드 방법도 소비자가 프로그램을 구매해 깔거나 다운하는 PC나 포켓PC와 달리 까다롭다. 대부분의 PDA업체들이 윈도CE3.0이라는 이미지와 프로그램을 롬에 저장했기 때문에 롬을 교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고객에게 OS 업그레이드를 해주기 위해서는 제품을 수거해 분해하고 다시 롬을 교체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개발업체들과 소비자들로부터 업그레이드 요청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사로부터 윈도CE닷넷 업그레이드 방침을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DEVCON에 방문하는 본사 임원과 협의, 이 문제를 풀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