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닷컴 거품이 빠지면서 지난해 인터넷 기업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힘든 구조조정기를 거쳐 살아 남은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 같은 진화된 인터넷기업의 모습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및 e비즈니스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금룡 회장을 만나 임오년 새해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지난해에는 인터넷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으로서 새해 각오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시장과 기술에 따라 진화하듯이 협회 역시 위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업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협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해까지 협회의 주력 사업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붐을 조성하는 데 맞춰졌습니다. 덕분에 닷컴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고 미흡하지만 점차 수익을 내는 인터넷기업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협회가 인터넷기업의 대표기구로 자리잡고 회원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지난 한해를 정리한다면….
▲지난 2000년 3월 70여개 회원사로 출발한 협회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351개로 늘었습니다. e비즈니스 활성화 사업, 해외청년봉사단 파견사업, 창업과 법무·회계·투자·세무와 관련한 각종 교육 사업을 주로 벌였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와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서 미국·일본·중국 7개 국가에 해외 지부를, 부산·대구·경북·경기 등 6개 지방 지부를 결성하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올해 사업계획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는 인터넷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e비즈니스 환경조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불합리한 제도와 법 개선을 포함해 대정부 채널과 이익단체로 협회의 위상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협회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법제도 개선위원회’를 산하기구로 둘 계획입니다.
두번째는 인터넷기업의 글로벌화, 즉 해외사업의 활성화입니다. 지난해가 수출을 위한 분위기 조성의 해였다면 올해는 수출을 통해 성과를 거두는 한 해가 되어야 합니다. 협회는 인터넷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토양’과 과실을 거두는 데 필요한 ‘양분’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인터넷기업의 글로벌화 사업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제품 라인업 컨소시엄’과 ‘IT종합상사’를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제품 라인업 컨소시엄은 한마디로 통신인프라에서 솔루션·서비스 등 분야별 경쟁력 있는 제품을 하나로 모아 컨소시엄을 만들고 이를 ‘턴키’로 공급하는 형태의 수출방식이지요. 또 IT종합상사는 말 그대로 IT품목만을 수출하는 전문 종합상사입니다. 개별 업체의 단독 진출은 투자와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성공 확률도 그리 높지 못합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모았을 때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IT종합상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IT상품이 지금과 같이 대기업의 한 품목으로 끼워팔기 식이라면 승산이 없습니다.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맡을 전담 기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가능한 기업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며 종합상사는 인터넷과 e비즈니스 관련 협회와 단체, 정통부와 산자부 지원을 맡아 진행중입니다.
-개별 회원사들을 위한 사업계획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회원이 있어야 협회가 존재합니다. 회원유치와 맞춤서비스를 위해 신규회원에게는 행사장 무료대여, 웹 마케팅 서비스, 제휴사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다음달 중국에 진출하는 인터넷기업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IT중국진출지원센터(가칭)’를 설립키로 했습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비전은?
▲인터넷기업만이 아닌 제조업체의 인터넷화나 e비즈니스 사업도 적극 지원하여 인터넷과 e비즈니스 산업을 육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일조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