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국의 의료기기업체 라이프코어가 개발한 웨어러블 심장충격기
의료기기의 소형화 및 디지털화로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의료기기가 등장, 주목받고 있다.
만성 심장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갑작스런 사망을 치료·예방하는 생체신호계측기가 전자전기·정보통신의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는 것.
특히 ‘웨어러블’ 의료기기는 비정상적인 심장박동 등 심장의 이상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고 환자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자동적으로 전기충격을 발생시켜 환자를 살리는 구급요원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라이프코어는 갑작스럽 심장발작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장질환 환자의 비정상적인 심장리듬을 자동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심장충격기(Defibrillator)’를 상품화했으며 특히 이 제품은 환자가 옷처럼 입고 다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도 이 회사의 제조를 지난 연말 승인했다.
이 제품은 조끼처럼 가슴에 착용하는 ‘전극벨트’와 허리에 차는 ‘모니터와 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목욕할 때를 제외하곤 24시간 내내 착용하게끔 돼 있다. 이 제품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비정상적인 심장리듬으로 환자가 의식불명상태에 빠진 것을 감지하면 심장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최대 5회까지 연속적으로 전기충격을 발생, 환자의 목숨을 구한다.
또 이 제품의 모니터를 통신 모뎀에 연결하면 환자의 생체데이터를 컴퓨터나 이동전화로 의사에게 전송할 수 있어 먼 거리에서도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언제나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심장충격기를 몸속에 이식해야 하지만 생체거부반응으로 인해 이식할 수 없던 고위험의 심장질환 환자들은 이번 ‘웨어러블 심장충격기’의 상품화로 사망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됐다.
오스트레일리아 마이크로메디컬은 호주머니에 집어넣을 수 있어 응급진료시 휴대가 훨씬 간편해진 심전계를 이달초 상품하는 데 성공했다. ‘포켓뷰(Pocketview) 심전계’로 불리는 이 제품은 환자의 심장상태를 기록하고 모니터링함으로써 비디오리코더 크기의 일반 심전계와 똑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또 저장된 환자의 심장신호를 이동전화나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어 병원밖 응급상황에서도 구급요원이 환자상태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만성 심장질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크기는 MP3플레이어 정도인 휴대용 생체신호계측기 ‘이벤트레코드(가칭)’가 한창 개발중에 있다. 벤처기업 바이오넷이 내년 상반기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중인 이 제품은 환자의 심장상태를 24시간 감지하고 있다가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휴대폰으로 그 데이터를 응급의료센터와 가족들에게 동시에 알릴 수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