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 식각기술을 이용하면 20㎚의 패턴을 재현해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파장이 0.1㎚에서 10㎚에 달하는 X선 식각기술의 선구자인 MIT 나노스트럭처연구실(NSL) 헨리 스미스 박사는 15년간 X선 식각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대량 생산 적용연구를 하고 있다.
“반도체 메이커들이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아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스미스 박사는 X선 식각기술이 기존 광학 식각에 비해 더 좁게 식각할 수 있으나 X선의 짧은 파장이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고 이것이 마스크나 다른 회로를 파괴할 수 있는 단점이 있어 반도체업체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체들이 X선보다는 익스트림자외선(EUV)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고 이로 인해 X선 식각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기관마저 줄어들고 있다고 스미스 박사는 설명했다.
현재 X선 식각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일본의 미쓰비시, MIT의 NSL, 위스콘신대, 샌디에이고의 JSAL 등이다. 미국 반도체 메이커들은 지난 2년 전부터 이 기술을 응용한 제품 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X선 식각기술은 이제 15년간 연구된 본토 미국을 떠나 오직 일본 반도체 기업만이 제조공정에 이용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술이 됐습니다.”
미국 내 회사들이 X선 식각기술을 무시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는 스미스 박사는 일본이 선택한 이 방법이 성공하면 수년 내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은 지난 96년 최첨단전자기술협회(ASET)를 설립하고 자국 내 반도체 메이커들이 새로운 방식의 식각기술인 X선과 E빔, EUV 등을 연구했다”며 “NTT 등 주요 기업이 X선 식각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대량생산 방식연구에 나섰다”며 4, 5년 후 반도체 시장 판도가 일본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미스 박사는 한국의 삼성과 하이닉스 등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반드시 X선 기술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지속해야 다음 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