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현물가 상승랠리 지속될까 그칠까?

 ‘D램 현물가 상승은 계속될 것인가?’

 D램 현물시장 가격이 지난주말과 이번주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향후 가격전망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물가는 지난 17일부터 아시아 현물시장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여 보합세를 보이다가 21일 오전 128M SD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날 일부 제품의 상승에도 불구, D램 현물가 상승 랠리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현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내놓았다.

 반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실무 담당자들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PC업체에 공급하는 고정거래가가 3.3달러대(128M SD램 기준)에 형성되고 있어 일부 조정은 받을 수 있으나 큰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번 가격상승이 수요가 확대돼 일어났다기보다는 공급부족에서 기인했기 때문에 D램업체들의 암묵적인 공급조절 합의가 깨진다면 더이상 가격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 오른다=D램 현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공급부족의 문제를 그 근거로 든다. 주요 D램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2주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년의 4∼8주와 비교한다면 현격히 부족한 물량이다.

 최근 골드만삭스증권이 분석한 D램 수급동향도 한몫 한다. 1월 현재 D램 수요가 공급보다 14% 가량 많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6일 투자설명회(IR) 과정에서 1분기 D램 수급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주말 현물가 하락 역시 북미지역과 아시아지역의 일부 유통업체들이 현금확보 차원에서 재고 매물을 출하해 일시적으로 일어난 것일 뿐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정을 받는다=그러나 많은 수의 관계자들은 128M SD램을 기준으로 현물가가 4달러를 넘기기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전세계 PC시장이 4∼5% 정도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주요 시장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D램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PC수요가 급속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D램 제조업체들의 공급물량 조정으로는 가격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최근 “고정거래가격 인상으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추가적 감산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6개월 동안 가동이 중단됐던 하이닉스의 유진공장이 이달 중순 가동돼 다음달 하순부터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게 되면 반도체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변수=향후 반도체 가격 향방의 최대 변수는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 인수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반도체 가격 급등은 현물시장에서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인수에 따른 감산효과를 기대해 물량을 미리 사들인 데 따른 것”이라며 “협상이 차질을 빚는다면 대형 유통상들이 보유물량을 시장에 쏟아내 반도체 가격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