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부품업체 중국시장 새 전략 "선정시를 기술수출 교두보로"

 국내 반도체 및 전자부품업체들이 중국의 첨단산업기지로 부상한 선전시를 기술수출의 새로운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엘리아테크·주성엔지니어링·전자부품연구원 등 반도체 및 장비 관련 업체와 단체는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선전시에 기술 및 설비를 수출하거나 한중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주 방한한 선전시정부 관계자 및 현지업체 대표들과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선전시는 중국 정부가 처음 경제특구로 개방한 곳으로 국내 전자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있으며 최근 정보통신과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을 적극 유치하면서 관련 부품과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기EL 전문업체 엘리아테크(대표 박원석)는 지난 19일 회사를 방문한 위요우준 선전시장 일행 및 현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선전하이백배큠포토일렉트로닉스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유기EL 제조설비 및 핵심기술을 수출하기로 약식 계약을 체결했다. 엘리아테크는 선전하이백과 오는 4월 이전에 세부계약을 맺고 하반기부터 장비 및 기술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및 LCD용 화학기상증착(CVD)장비를 생산하는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 역시 같은 날 선전시 관계자들과 가진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장비 생산기술을 이전하거나 합자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기초계약을 맺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조만간 선전시와 하이테크단지를 방문해 제휴업체 및 협력범위 선정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수립하고 올해안에 선전을 중심으로 한 중국시장 진출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연구기관으로는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춘호)이 국내 기업 및 연구소가 선전시 하이테크단지에 진출할 때 세제 혜택 및 우선입주자격 부여 등 각종 정부지원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선전시정부 관계자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자사의 창투회사인 국민창투와 선전시 투자금융기관인 심업그룹과 공동으로 홍콩에 합자형태의 창투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설 창투법인은 선전시 하이테크단지에 입주한 기업에 금융지원 또는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점진적으로 투자대상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위요우준 선전시장은 “선전시는 중국의 새로운 산업정책을 가장 먼저 적용하는 지역”이라며 “합작을 전제로 하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기술이나 자본만을 수출하는 데 용이한 곳으로 한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전시장은 시 공무원과 지역 기업책임자로 구성한 투자유치팀을 구성, 지난 15일 방한해 정통부와 산자부 차관, 삼성전자·삼성SDI·하이닉스·전자부품연구원·국민은행 등을 방문하고 19일 떠났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