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지방시대>(26)대구시 달성군 채해수 계장

 “아직 시스템화해야 할 행정업무가 너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주민이 생활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정업무의 시스템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런 일은 기술직 공무원이 벤처마인드를 갖고 연구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구시 달성군 기술직 공무원 채해수 계장(45)은 “아직 각 부서에 시스템을 적용해 효율적으로 행정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30세의 나이에 늦깍이 공무원이 된 채 계장은 지금까지 행정업무에 필요한 각종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아이디어뱅크로 통한다. 얼핏보면 평범한 공무원이지만 그의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시장에 없는 제품을 곧잘 만들어내는 벤처기업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지난 96년 대구지하철본부 근무 당시 지하철 구간의 FM라디오와 휴대폰 통화를 위한 설계를 직접 맡아 해온 것을 시작으로 민원인이 24시간 자동으로 민원안내를 받을 수 있는 ‘민원자동안내시스템’, ISDN방식의 ‘영상회의시스템’, 자동안내전화를 통해 유아나 환자의 예방접종 및 투약 정보 등을 자동으로 안내받을 수 있는 ‘가족건강관리자동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개발건수가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그가 개발한 ‘재난예방관리자동시스템’은 현재 재난통보시스템의 형태로 전국에 확산돼 운용되고 있다.

 “행정업무와 관련된 시스템을 외부업체가 독자적으로 만들어 오는 경우 적용하는 데 문제가 많습니다. 오히려 공무원이 직접 흐름도를 만들고 그들과 함께 개발하는 것이 효율적이면서 예산도 가장 적게 듭니다.”

 그의 말대로 그가 지금까지 개발한 대부분의 행정업무전산화시스템은 자신이 하고 있는 행정업무의 흐름도를 벤처기업에 제공하고,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대학에서 정보통신을 전공한 채 계장은 졸업후 8년간 전자회사에 근무하며 현장관리와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실제 행정업무에 그대로 쏟아붓고 있다.

 채 계장은 그동안의 개발성과를 인정받아 여러차례 공무원제안발표 우수상을 수상했고, 그의 개발 아이디어는 지난 99년 이후 매년 열리는 정보통신기술공무원 연찬발표회의 발표를 통해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채 계장의 가장 큰 보람은 역시 지난해 10월 행정자치부 주최로 열린 지역정보화 추진사례 발표에서 대상을 받은 인터넷농업방송이다. 달성군이 채 계장의 아이디어를 채택해 99년부터 추진해온 인터넷농업방송이 현재 농민소득 향상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농업방송은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약 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채 계장은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말 인터넷산업방송도 개통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현재 민방위통지서를 가정의 전화로 자동안내하는 민방위교육안내시스템과 민원인과 공무원간에 영상으로 상담할 수 있는 영상민원안내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채 계장은 “지금까지 행정업무는 문자 위주로 이뤄져 왔지만 앞으로는 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투명한 행정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이런 현장감있는 행정업무를 뒷받침해 주는 전산시스템을 앞으로도 계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