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정보기술(IT)산업의 강국이다. 그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은 인도 IT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90년대 소프트웨어 수출이 급성장하면서 IT산업이 국가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 자리잡았다.
2000년 기준으로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약 5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90년 1억5000만달러 매출에 비하면 40배 가량 급성장한 것이다. 포천지 선정 세계 1000대 기업 가운데 260개 업체가 인도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의뢰할 정도로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기술적 경쟁력이 높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등공신이다. 지난 5년 동안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 평균 성장률은 무려 62.3%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작년에도 인도는 62억달러의 소프트웨어 수출을 올렸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늘어 97년 3.28%에서 작년 14.13%로 늘어났다. 소프트웨어 수출은 76.9%가 프로젝트나 전문 서비스 형태이며 패키지 소프트웨어처럼 완제품의 경우는 고작 8.1%에 불과하다. 인도소프트웨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1250여개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수출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한 업체도 37개나 된다.
이러한 수출편향 때문에 인도의 소프트웨어 내수시장은 상당히 부진했다. 내수시장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TCS처럼 인도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를 비롯해 상위 5대 업체의 매출 중 수출비중은 9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인도 소프트웨어 내수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는 20억달러 가량의 내수시장을 형성했다. 이는 2000년에 비해 약 30% 성장한 수치다.
인도 내수시장의 확대 요인은 △정부의 전산 프로젝트 확대 △전자정부와 인터넷 금융의 실시 △불법복제 단속 강화 △일반 사용자의 패키지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 등으로 정리된다.
기술력이 워낙 높은 탓에 국내 업체의 인도 진출은 결코 쉽지 않다. 아직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소프트웨어의 수출 전략품목인 보안이나 인터넷 솔루션의 수요가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 인도는 수출시장으로는 매력이 없는 나라다.
다만 99년 2월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하는 수입관세가 철폐되면서 그나마 수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패키지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사용권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경우에도 세금을 물리지 않으며 CD롬 형태의 서적처럼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도 관세가 없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99년 기준으로 인도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59%다. 이는 93년 89%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이 수치는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의 20%대에 비하면 높지만 비슷한 경제수준의 다른 나라들이 대개 80% 이상인 것을 감안한다면 양호한 결과다. 불법복제에 의한 피해금액은 2억1000만달러로 추산된다.
소프트웨어 수출 가능성은 희박한 반면 인력교류의 여지는 매우 넓다. 인도에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이 매우 많다. 영어가 능숙하고 선진국 인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은 거의 같으면서 임금은 낮다. 현재 인도의 소프트웨어 인력은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86년 기준 6800명과 비교하면 7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약 14만명이 수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 인력의 특징은 평균연령이 25.3세로 매우 젊다. 따라서 기술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직률이 높다는 단점도 함께 안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79%이고 여성은 21%다.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의 가장 큰 장점은 인건비가 싸다는 것이다. 인도 소프트웨어 인력의 인건비는 미국과 비교해 3분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체제비 등 부가적인 요소를 감안해도 절반 이하 수준이다.
반면 인력수준은 높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은 공학 분야의 학사나 석사 학위를 갖고 있다. 인도의 공교육기관을 통해 배출되는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만 1년에 7만7000명에 이른다.
공교육뿐만 아니라 NIIT·APTECH처럼 사교육기관도 많다. 인도에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 전국적으로 7만개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양질의 교육을 하는 곳은 5000개 정도다. 사교육기관은 대학만큼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의 양성소로는 충분하다.
미국과 인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 임금 비교 (단위:달러/연간)
미국 인도
고객안내센터 기술자 2만5000∼3만5000 5400∼7000
프로그래머 3만2500∼3만9000 2200∼2900
네트워크 관리자 3만6000∼5만5000 1만5700∼1만9200
프로그램 애널리스트 3만9000∼5만 5400∼7000
시스템 애널리스트 4만6000∼5만7500 8200∼1만700
소프트웨어 개발자 4만9000∼6만7500 1만5700∼1만9200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5만4000∼6만7500 1만5700∼1만9200
출처:OECD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