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산업 해외진출 전략>(7/끝)이스라엘

 이스라엘은 1980년까지 농업이나 섬유업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이 기반이었으나 이후 첨단(하이테크)산업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첨단산업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전자 및 컴퓨터 관련 수출도 크게 증가해 1999∼2000년 114.7%라는 기록적인 수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실제로 2000년에는 소프트웨어 수출액이 29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중요한 농산물 수출품인 감귤류 수출액(9400만달러)을 상회하는 것이어서 이스라엘 첨단산업의 급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첨단산업 분야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1990년대 초반 5%대에 그쳤던 첨단산업의 GDP 비중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서 1998년 11%대로 10%대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14.3%로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이스라엘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보면, 비교적 고르게 발달해 있다. 유선전화 보급률은 2002년 인구 100명당 46.25회선으로 46.37회선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동전화 가입자도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5년까지만 해도 44만명에 불과하던 가입자수는 5년 사이 440만명으로 10배 가까이 수직상승했다. 이에 따라 인구 100명당 이동전화 가입자는 70.18명으로 50%대의 일본과 한국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족한 자원을 가진 소국이라는 약점을 만회하고자 일찍부터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한 덕택이다. 1994∼1997년 이스라엘의 연구개발 투자는 GDP의 2.1∼2.3%대를 유지했지만 2005년까지 이 수준을 3%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1998년 연구개발 투자액은 26억달러로 GDP의 2.65%를 차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산업 현황 및 특징=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1990년대 초반 이후 내수와 수출면에서 모두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IT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1995년 이후로는 25%를 넘는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1991년 불과 5억4000만달러 수준이던 매출액은 2000년 37억달러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고성장세는 소프트웨어 수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1991년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수출은 1억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으나 1990년대 내내 연평균 25%대의 초고속 성장 결과 1999년 20억달러를 돌파했고, 2000년에는 26억달러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수출도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는데, 1995∼2000년 평균 성장률은 무려 54.02%에 이른다.

 수출비중이 이렇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신흥 소프트웨어 강국인 인도·아일랜드 등과 구별되는 점은 상당한 내수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막 발전하기 시작하던 1984년,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3억7000만달러 규모였고 이 중 수출은 5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인도의 내수시장 규모는 1995년이 되어서야 4∼5억달러수준에 달했다. 이스라엘 인구가 인도의 200분의 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인도의 20억달러(2000년 기준) 내수시장 규모도 1984년의 이스라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본격적인 수출 산업화 이전에 상당한 내수기반을 확보하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국방산업과 같이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는 부문이 일찍부터 발전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교육기관·산업체 등 전 분야에서 컴퓨터를 광범위하게 활용했던 것도 주효했다.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장 큰 강점은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이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약 3만명에 달하는 컴퓨터 전문가가 있으며, 이 중 1만4000여명이 400개가 넘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종사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은 테크니온공과대학·와이즈만연구소 등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교육기관이나 해외 유명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돌아온 우수한 전문인력들이다.

 이와 함께 다각화나 틈새시장 공략 정책도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도와는 달리 소프트웨어 개발의 모든 단계를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출발했기 때문. 이스라엘의 수출품목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그래픽 소프트웨어, CAD/CAM, 교육 및 오락용 CD롬, 멀티미디어 제품, 프로그램 개발도구, 데이터베이스, 인공지능,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인터넷 관련제품 등 다양한 분포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이스라엘은 주파수공용통신(TRS)으로 세계를 점령한 지오텍이나 방화벽 전문회사인 체크포인트 등 틈새시장을 개척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수출진흥정책=이스라엘 정부는 오래 전부터 연구개발지원금 정책을 통해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펼쳐왔다. 금융적 인센티브 정책은 이스라엘의 산업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데, 인도가 주로 관세·소득세 등 세제혜택이 중심을 이루는 데 비해 이스라엘은 세제감면보다는 직접적인 자금지원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술보육센터 제도도 발달돼 있다. 장래 수출상품화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창업가 위주로 지원하며 체류기간은 약 2년이다. 특히 기술보육 프로그램은 1990년대 초반 이스라엘로 이주해온 구 소련 출신 이주자의 창업지원에 초점을 둔 만큼, 연령·출생지·거주기간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