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21일 관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2848억원에 머무르던 구조조정 투자실적은 지난해 2조5000억원 규모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용호게이트(지엔지구조조정)로 CRC 업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음에도 신규 창업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99년 16개, 2000년 49개사에 불과하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는 1월 현재 94개사로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24개의 신규 CRC가 등록했으며 1월 들어서만 레미코인베스트, 산명글로벌 등 2개의 신규회사 등록이 이뤄졌다. 대양창업투자 한 곳을 제외하고는 벤처캐피털 겸업사가 아닌 순수 CRC들이다.
기업구조조정을 겸업하고 있는 벤처캐피털들도 올해 벤처투자쪽보다 구조조정 분야에 대한 예산을 더 크게 잡고 있으며 조합 결성계획도 늘려잡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지난해말 1000억원으로 계획했던 구조조정펀드 결성 규모를 올들어 1700억여원으로 수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일 중기청, 알리안츠제일생명 등 국내 5개 기관투자가가 출자한 550억원 규모의 KTB 10호 기업구조조정 조합 결성을 시작으로 구조조정펀드 결성 및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KTB네트워크는 또 투자 규모를 지난해 906억원보다 82.8% 늘어난 1750억원으로 확대했다. 벤처투자는 지난해 849억원에서 26.1% 늘어난 1071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업무 실적이 전무했던 산은캐피탈도 올해 1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투자 예산을 책정했으며 1500억원 규모의 조합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벤처투자와 함께 구조조정분야를 사업의 핵심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중소기업청은 500억원 규모의 재정자금을 출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청은 CRC가 구조조정조합에 재정자금 출자를 요청할 경우 심사를 거쳐 조합결성 총액의 20∼40%를 출자, 총 2000억여원 규모의 중소기업분야 구조조정 전용펀드 결성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CRC업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99년과 2000년의 벤처캐피털 붐이 CRC 시장에서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산자부는 구조조정 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산업발전법중 개정법률안’을 마련, 오는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