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솔루션 판매 및 유통회사에서 자체 솔루션 개발회사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던 정보기술(IT) 회사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단시간 내 승부가 나지않는 데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만큼 전사적인 차원에서 힘을 싣는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펜타시스템테크놀로지·위즈정보기술·인우기술·글로벌데이타시스템·아이티플러스 등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솔루션이 전체 매출의 2∼3%를 넘지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혹은 원래 개발키로 했던 개발일정을 무기한 연장하거나 유보시킨 기업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들은 궁극적으로 회사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사 독자 브랜드를 보유해야 한다는 당초 소신에 따라 R&D 투자비중을 높이는 한편, 체계적인 시장조사로 제품군 발굴에 전력할 방침이다.
◇기대 이하로 성적 저조=펜타시스템테크놀로지(대표 장종준)는 지난해 XML 전용 데이터베이스인 ‘타미노’ 기반의 XML툴을 개발했으나 인천공항 프로젝트에 적용하는데 그쳤다. 또 개인용 인스턴트 메신저를 출시할 방침이었으나 시장성이 없다는 내부판단에 따라 기업용 메신저로 방향을 선회,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위즈정보기술(대표 장경태)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유통 및 SI회사에서 솔루션 회사로 전환한다는 전략아래 지난해 B2B 프로큐어먼트 솔루션 개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한국파워트레인과 모비스 2개사에 SI성으로 적용된 것이 전부다. 패키지화에 대한 계획은 유보상태다.
리포팅툴인 ‘J매직’과 EAI 솔루션인 ‘J스타’, B2B2C 솔루션인 ‘J스피드’, eCBD 개발방법론을 개발한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는 전체 매출(280억원)의 10%를 자체 제품에서 거둘 계획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적이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진입장벽이 높아=외산 제품을 국내 공급하는 과정에서 쌓인 기술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일단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단시간 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쉽지않은 데다, 시행착오도 감수해야 한다.
체계적인 시장조사가 부족한 것도 중요한 이유다. 보통 SI프로젝트를 하다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형태로 제품을 기획하다보니 제품에 대한 독자적인 판로개척이 어려운 것이다. 또 중요한 프로젝트나 사안이 발생한 경우에는 기술인력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사례도 많아 개발에 대한 일관성이 저하되기도 한다.
◇그래도 ‘자체’ 솔루션이다=하지만 회사의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비전을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의 솔루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R&D 투자를 계속 늘려간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특히 시장성 확보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시장조사 시스템을 갖춰갈 계획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10%인 28억원을 R&D에 투자한 아이티플러스는 올해도 동일한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목표 매출액을 450억∼500억원으로 늘림에 따라 R&D 비중도 자연히 45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펜타시스템테크놀로지는 전략정보팀과 기술연구소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시장조사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제품으로는 오는 3월 기업용 메신저(그룹웨어)를 출시하고, 10월까지 전자결재와 워크플로 기능을 추가로 탑재할 예정이다. 또 일본 MIT랩,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EAI솔루션인 ‘케스케디아(cascadia)’ 판매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250억원)의 5%를 R&D에 투자했으나 올해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이 비중을 8%대로 늘리기로 했다. 올 매출목표는 428억원이다. 또 기술연구소 인원도 지난해 10명에서 19명으로 확대, 자체 개발에 힘을 실어나갈 방침이다.
지난 98년부터 밴티브(피플소프트)의 CRM 솔루션을 국내 공급하고 있는 인우기술은 자체 개발한 ‘@프론트’의 비중을 늘려 2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세일즈/마케팅 모듈을 추가 개발할 방침이다.
위즈정보기술은 지난해 12억원보다 늘어난 20억원을 올해 R&D 투자비로 배정하고, 모바일 SI와 IPv6를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보고 올해는 보다 체계적인 작업아래 시장성있는 제품을 선정, 개발할 방침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