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품업체들 불황 탈출 비상구로 동남아 등 틈새시장 노린다

 국내 광부품업체들이 불황 탈출을 겨냥,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광부품업체들은 국내시장의 냉각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기대했던 중국시장이 원가 이하의 가격대 형성으로 큰 매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동남아·중동 등지의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동남아·중동시장의 경우 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미진해 앞으로 시장확대 가능성이 높고 국내 브랜드로는 뚫기 어려운 북미나 일본시장에 비해 진출도 용이한 편이어서 업체들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네트워크케이블(대표 박병용)은 최근 사우디텔레콤의 인증을 받아 광섬유간 연결에 사용되는 광접속함체를 월 1000대씩 공급하기로 하고 연간 12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 김희중 연구소장은 “개당 100달러를 호가하는 광접속함체는 광섬유 1㎞당 한개씩 들어가야 하므로 대규모 광케이블 가설공사가 계획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더 많은 수요가 생길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광인프라 사업에 보조를 맞춰 인도네시아 T21프로젝트에도 공급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영텔레콤(대표 정홍기)은 대만업체와 광모듈 등 광중계기부품 공급계약을 추진중인데 1월중 30억∼50억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협의내용으로 보아 중국시장에 비해 20∼30%가량 높은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CDMA 광중계기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 수출성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커플러 및 커플러 생산장비업체 SL테크놀로지(대표 윤성혁)도 말레이시아 포트로닉스와 제휴, 말레이시아와 인도 정부 주도의 통신 인프라 구축사업에 부품과 장비를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SL테크놀로지는 이미 5대의 생산장비를 포트로닉스에 공급한 데 이어 현지에서의 합작법인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성혁 사장은 “국내시장의 한계 때문에 해외시장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재는 인도에 50여대의 커플러 생산장비를 수출하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CDMA 기술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가 기간시설인 통신 인프라에 들어가는 광부품의 특성상 완벽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이들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