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사장들이 연초부터 좌불안석이다.
실적부진, 인수합병, 경영환경 등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 자리를 옮겨야할 판이기 때문이다.
22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부터 합병, 임기만료, 경영부진, 대주주 변경 등의 사유로 10여개 창투사 대표가 자리를 바꿨다. 특히 벤처캐피털 업계가 지난해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은 만큼 주총시즌인 오는 2, 3월에는 자리 이동이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코미트창투의 경우 경영실적 악화로 지난달 중순 윤현수 대표이사가 자리를 떠난 대신 김운태 전문가 내부 승진을 통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이에 앞서 한국창투는 지난해 11월 대주주 변경과 함께 정희무 대표가 물러나고 김정주 신임 대표로 들어섰다. 이훈덕, 이종팔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던 금창창투도 이종팔 대표가 물러나고 이훈덕 단일 대표체제로 바뀌었다. 경영자간 스타일 차이로 인해 한 사람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디스커버리창투의 경우도 지난해 경영쇄신 차원에서 사명 변경과 함께 대표이사를 최종표씨에서 정흥균씨로 변경했다.
기은캐피탈은 임기만료에 따라 전임 강세중 대표가 물러나고 박봉규 신임 대표가 취임했으며, 차기 벤처캐피탈협회장으로까지 거론되던 이순학 전 한솔창투 사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후임 이종윤 대표에게 자리를 인계했다.
인수합병으로 인한 자리 이동도 있었다.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와 합병한 국민창투는 올들어 김동필 사장이 합병사의 회장으로 명예만 유지,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 손영복 사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브이넷벤처투자에 흡수·합병된 새롬벤처스의 권현준 대표도 자리를 떴다.
이외에도 H사의 K대표와 T사의 L사장 등도 자리를 뜨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 업계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대부분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인한 현상”이라며 “결산이 이뤄지는 오는 2∼3월 주총시즌에는 자리 변동이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