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 함께 추었던 잊지 못할 사랑의 트위스트….”
기성세대라면 얼마전 유행했던 이 노래를 들으면서 떠올렸을 법한 사람이 있다. ‘김한섭’이라는 본명보다 아호로 세상에 알려진 희대의 춤꾼 ‘트위스트 김’.
어깨를 곱추마냥 구부린채 절묘하게 엇박자를 타고 넘어가는 그의 트위스트는 60년대 젊은이들에게 그야말로 선풍적인 ‘춤바람’을 일으켰다.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트위스트 김은 여전히 예전처럼 열정적인 스텝을 구사할 수 있을까.
MBC드라마넷의 휴먼 다큐멘터리 ‘스타극장’은 최근 그의 일대기를 조명함으로써 그 시절을 기억하는 기성세대가 잠시나마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 ‘맨발의 청춘’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춤꾼이자 영화배우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트위스트 김은 최근에도 악극 ‘아빠의 청춘’에 출연, 인디그룹 어어부밴드의 음반 표지모델 활동 등을 통해 아직도 그의 ‘연예활동’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최근 케이블TV를 켜면 스타극장처럼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오래간만에 다시 TV에 모습을 나타낸 반가운 얼굴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부문은 왕년에 프로그램 진행을 주름잡던 아나운서들.
의료건강TV가 지난달부터 새롭게 선보인 ‘당신을 아름답게’에서는 부드러운 미소와 말솜씨가 일품인 방송인 황인용을 만날 수 있다.
TBC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부터 ‘장수만세’ ‘생방송 아침이 좋다’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편안한 목소리를 들려줬던 그의 새로운 변신이 파격적이다.
의상·헤어·메이크업·전신마사지에 이르기까지 미(美)에 대한 정보를 망라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전문가 못지 않은 해박한 지식으로 ‘아름다워지는 법’을 소개한다.
“기상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일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기상예보를 전하던 국내 최초의 기상 전문캐스터 김동완의 모습은 기상 전문채널인 ‘웨더뉴스채널’을 통해 다시 접할 수 있다. 80년대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처럼 매직펜으로 보드에 곡선을 그려가며 비구름을 만들어내는 대신 첨단 그래픽을 이용해 다양한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것.
프로그램 진행자로 고정 출연하지 않더라도 브라운관으로 근황이 궁금했던 얼굴들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매일경제TV는 최근 신설한 토크 프로그램 ‘차 한잔을 마시며’에서 좀처럼 TV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시사 프로그램의 대가 ‘박찬숙’의 30년 인생을 첫번째로 조명했는가 하면 KMTV는 ‘디 아티스트’에서 5년만에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들고 나온 ’봄여름가을겨울’과의 재회를 주선했다.
찬바람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이때에 케이블TV 속 옛 얼굴들을 만나 잠시 따스한 추억에 잠겨보는 것은 어떨까.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